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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녹조현상과 영양과다

2015-08-17

하천 부영양화 원인 중엔 서구식 식습관도 한몫해
사료와 육류 속 질소·인이 과다하게 유입되기 때문…
환경 고려한 食문화 필요

[기고] 녹조현상과 영양과다
박종근 대구대 교수

지난 6월부터 ‘녹조현상’이란 용어가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이제는 매일 ‘심각한 상황’이라는 말과 같이 온다.

녹조현상은 남세균(남조류)의 대량 번식으로 물이 녹색으로 보이는 현상을 가리킨다. 언제부터 우리나라에서 녹조현상이 있었을까.

언론 및 사회에서 녹조현상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한 것은 1996년으로 추정된다. 95년 시사저널에서 이와 관련된 현상에 대해서 블룸(Bloom) 또는 일본어 표현인 수화(水花)라 했다. 이후 1996년 7월에 방송사 뉴스에서 녹조현상이라고 표현했다. 이후 녹조현상이란 용어가 사회 전체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녹조현상이 발생되는 환경 조건은 무엇일까.

주요 요인은 물의 흐름이 완만하거나 정체되면서 수온이 상승하고 질소와 인 등 영양염류가 많아야 한다. 근래 들어 4대강에서 물 흐름이 완만해졌다는 것과 여름이면 수온이 상승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면 나머지 하나, 영양염류는 우리나라 강 속에 얼마나 있을까. 불행히도 녹조현상이 일 년 내내 일어나고 남을 정도로 많은 양이 물에 녹아 있다.

물속에 인과 질소 등이 많아지는 인위적 부영양화 현상은 80년대 후반부터 보고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도 호소와 하천에 많은 양의 영양물질이 유입되고 있었다고 유추할 수 있다. 정부에서도 이 상황을 알고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99년 한강을 시작으로 2003년부터는 낙동강, 금강, 영산강 및 섬진강으로 확대해 ‘물이용부담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물이용 부담금은 상류지역의 주민지원과 수질개선 자금으로 사용되고 있다. 즉 10여년 전부터 호수와 하천에서 영양염류를 제거 또는 농도를 낮추고자 많은 돈을 들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속 영양염류의 양은 녹조현상이 일 년 내내 일어날 만큼 많을까.

간단한 비유를 해보자. 하루 5끼씩 고기를 비롯한 많은 음식을 먹는 사람은 과체중 또는 비만일 것이다. 다이어트 보조제를 섭취하거나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쉽게 정상체형으로 돌아오긴 힘들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하루 3끼씩 소식을 하는 것이다. 여기에 적당한 운동을 병행한다면 쉽게 정상 체형으로 돌아온다. 우리나라 하천도 이와 같다. 자연에서 처리할 수 있는 영양염류는 사람의 노력으로 처리하는 양 이상으로 계속해서 들어온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서구식 식습관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사료 원료의 수입량은 2000년 약 1천100만t에서 2012년 약 1천400만t으로 증가했다. 우리의 식문화가 서구식으로 바뀌어가면서 육류 소비량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육류를 생산하기 위한 사료가 우리 강산에서 나고 자란 것으로 충분하다면, 호소와 하천이 크게 몸살을 앓지는 않을 것이다. 사료와 육류에 들어 있는 많은 질소와 인은 대기 중으로 증발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 강산에 흘러 들어간다. 우리 강산에서 나가는 방법은 한 가지, 강으로 유입돼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것이다. 가축 폐기물과 음식물 쓰레기를 바다 깊은 곳에 직접 버리는 방법도 있었다. 아쉽게도 런던협약에 따라 바다에 버리는 것은 국제적으로 금지됐다.

녹조현상은 우리 강산에 과다하게 들어온 영양염류가 근본적인 원인 중에 하나다. 우리 식문화가 다시 우리 강산의 순리대로 변하지 않는다면 녹조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그렇다고 육류를 먹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 전통음식에서 바비큐는 없었고 직접 굽는 것도 제한적이었다. 다양한 요리 방법과 발효 음식이 있는 한국 식문화와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문화가 부활한다면 우리 강산은 옛 모습으로 천천히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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