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여성새로일하기센터
40∼50대 맞춤형 일자리 교육
작년 4244명 ‘취업 갈증’ 풀어
은행 창구에서 일하다 결혼 후 주부로만 지내 온 김모씨(47). 늘 집에만 있던 김씨는 사무직으로 다시 일하고 싶어 취업문을 수차례 두드렸지만 나이 때문에 퇴짜만 맞았다. 고민 끝에 김씨는 지난해 6월 대구수성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방문한 뒤 눈높이를 확 낮췄다. 기업체 식당의 배식 일을 하게 된 것. 그는 센터에서 기업체 면접담당자 연락처를 빨리 알려주지 않자 안달이 나서 먼저 전화했던 ‘억척녀’였다.
50대 경력단절여성 최모씨(52)도 지난해 10월부터 대구남부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통해 CCTV모니터 요원으로 일하고 있다. 딸을 출가시킨 뒤 남편과 단 둘이 살았다는 최씨는 “집에만 있으니 너무 허전하고 생활도 나태해졌다. 야간근무가 힘들어도 꼭 일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면접 당일, 센터의 취업설계사가 동행해줬다.
자녀양육과 나이 탓에 취업전선에서 소외됐던 대구지역 40~50대 경력단절여성들이 재취업에 대거 성공해 새로운 삶을 찾고 있다.
이들은 ‘○○엄마’로만 불리다가 직장에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되찾자 인생에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이들이 자신감을 되찾은 데는 대구시가 운영하고 있는 취업길라잡이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의 역할이 컸다.
17일 대구시에 따르면 경력단절여성의 취업을 돕는 지역의 여성새로일하기센터(4곳) 운영현황 분석결과, 지난해 지역에서 재취업한 여성이 4천244명에 이른다. 센터가 문을 연 2009년(1천525명) 대비 2.8배 늘었다. 정규직과 창업에 성공한 여성(3천399명)이 많다는 게 눈에 띈다. 업종별로는 사무·회계·관리분야가 774명, 보건·의료분야 716명, 미용·숙박·음식분야 541명, 사회·복지분야 397명 등이다. 해마다 직업교육훈련 후 취득한 자격증으로 늦깎이 취업에 골인한 아줌마도 400명에 이른다.
이들이 재취업에 성공한 데는 ‘시스템’을 갖춘 일하기센터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특히 여성 취업설계사(22명)와 직업상담사(8명)의 도움이 컸다. 이들 역시 경력단절상황을 겪어서 누구보다 일자리를 갈망하는 중년여성의 심정을 잘 안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이들의 지원 서비스는 상당히 체계적이다. 취업설계사들은 면접이 임박할 즈음 옷차림·화장법·헤어스타일 관리법을 안내해준다. 시나리오를 만들어 가상면접도 본다. 심리적 안정을 위해 면접 당일 대기실까지 동행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한 취업설계사는 “최소 5년 이상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은 면접 자체를 두려워해 우리가 곁을 지켜주고 있다”고 했다. 직업상담사는 경력단절여성의 성격과 심리를 면밀히 체크해 적당한 일자리를 권고해준다.
하영숙 대구시 여성가족정책관은 “취업 후에도 사후관리 차원에서 직장 적응 여부를 전화나 회사방문을 통해 일일이 확인한다. 앞으로도 맞춤형 취업교육과 상담을 통해 경력단절여성들이 당당하게 경제활동인구로 재편입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 대구지역 연도별 경력단절여성 취업현황 | |||||||
연도 | 2009 | 2010 | 2011 | 2012 | 2013 | 2014 | 2015 |
취업인원 | 1,525 | 2,426 | 2,317 | 2,703 | 2,976 | 4,082 | 4,244 |
<자료:대구시>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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