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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숲속 휴양의원 임부돌 원장이 황토로 지은 병원 건물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임 원장은 이 곳에서 말기암 또는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면역력 회복을 통한 질병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
따뜻한 햇볕,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이런 소소한 것의 소중함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곳이 바로 임 원장이 운영하는 이곳 경주숲속 휴양의원이다.
동창천 옆 단석산 자락에 보일 듯 말 듯 자리잡은 의원은 얼핏 보기엔 병원이라기보다 잘 꾸며놓은 전원주택처럼 보인다. 개량 한복을 입고 이웃집 아줌마처럼 친근하게 웃으며 나타난 임 원장 역시 익숙한 의사의 모습은 아니다.
예방의학 전공후 만성질환 연구 지속
생활과 분리된 병상보다 자연 속 일상
자기면역력 회복 중요성 절실히 느껴
3년前 에코면역센터 작년 병원명 변경
기존 치료 한계 느낀 말기암 환자 다수
자연면역생활에 외부 의료기관 연계도
환우들 함께 ‘치유사랑협동조합’ 설립
친환경 농산물 생산·힐링투어 운영까지
◆자연 면역력으로 치료 가능
이곳을 찾는 사람은 대부분 말기암 환자들이다. 임 원장은 이들에게 스스로의 면역력을 통해 병을 치유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외부 시술과 수많은 의약품에 몸을 맡기기에 앞서, 자기 몸 안의 자연 면역력을 끌어냄으로써 충분한 치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임 원장의 믿음이다.
“하루가 다르게 의학은 발전하고 수많은 치료약이 개발되지만 암, 심뇌혈관질환 등 만성병과 난치병이 늘어만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망률 1위인 암은 수술과 항암약제, 방사선요법의 세 가지 방법에 대해 국민건강보험의 본인부담금 5% 부담이라는 획기적인 지원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발의 위험이 높고 말기암의 경우 치료방법조차 없다. 기존의 치료방법에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환자들에게 자기 몸 안의 자연 면역력을 끌어낼 수 있는 면역 생활을 알리기 위해 병원을 열었다. 실제로 우리 몸 안의 치유능력을 간과했던 제도권의 의사들도 면역학에 눈을 돌리면서 자료들과 연구논문들이 쌓이고 있다.”
임 원장은 지역 보건에 관심을 두고 예방의학을 전공한 후 질병관리본부의 만성병연구, 국민건강관리공단의 건강증진사업 등을 담당하면서 고혈압과 당뇨병, 암 등 현대인의 만성질환을 꾸준히 연구해왔다. 이 과정에서 생활과 분리된 병상에서의 치료가 아니라 질병이 생기기 전의 휴양, 질병이 생기더라도 자연 속의 치유 공간에서 일상생활을 통한 자기면역력의 회복에 대한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작지만 고향집처럼 편안한 치유의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그의 꿈은 그렇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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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돌아보는 인간의 서비스가 기본
보건소 행정공무원으로 근무했던 아버지의 도시락 배달을 하면서 임 원장은 어릴 적부터 보건소장이 되고 싶었다.
1991년 경북대 의대를 졸업한 뒤 동기들이 개원이냐 교수냐를 고민할 때 임 원장은 미련없이 구미보건소에 자리를 잡았다. 구미와 청송 등지의 보건소장으로 있는 동안 그는 지역 보건과 예방의학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좀 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전문의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연변과학기술대에서 2년여 학생들을 가르치는 자원봉사도 했다. 지역보건, 해부학 등 기초의학을 주로 가르쳤다. 당시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라던 의료체계가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면서 예방접종 비용까지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바뀌는 중이었다. 의료시스템의 중요성과 국가의 역할이라는 또다른 화두를 던져준 시간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임 원장은 질병관리본부에서 주관한 만성병 책임연구원으로 일했다. 2007년부터 3년간 고혈압과 당뇨병의 지속적인 관리를 위한 등록, 영양과 운동의 교육 등 만성질환의 3차 예방 의료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는 사업을 수행했다.
“고혈압과 당뇨병은 외래진료비 1위를 차지하는 만성질병이다. 하지만 연구결과 제대로 된 진료와 약복용을 하는 경우는 전체의 5%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제안한 것이 고혈압, 당뇨환자 등록관리 사업이었다. 등록 후 의료기관 외래를 통한 환자 관리 방식은 그 형태로는 충분하지만, 일상에 대한 접근이라는 또다른 시도가 필요함을 절감하게 되었다. 의료는 약이나 의료기기로 대표되는 2차 산업이 아니라 몸과 마음 상태를 돌아보는 인간의 서비스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 일상으로 확대·실천되는 접근방식, 그것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게 되었다. 고혈압과 당뇨병, 호스피스를 중심으로 건강관리교실을 운영하면서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를 약물치료가 아닌 교육만을 위하여 입원 관리하는 시도를 해보기도 했고 암환자의 경우도 통증관리만을 하면서 치유의 방식을 도입하는 시도도 해보았다. 또한 암환우의 재활, 악화방지 그리고 존엄한 개인사의 마무리에 대한 여러 가지 모습을 경험하면서 좀더 본질에 충실하고 존엄한 개인사의 마무리를 기본으로 하는 치유와 재활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해독·영양·면역의 자연의학 효과
임 원장은 그 결과 2013년 11월 우리 안에 있는 자연면역력에 기초해 치유와 재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에코힐링면역센터’를 개설했다. 센터는 의료시설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기 위해 지난해 ‘경주숲속휴양의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자연의학으로 질병을 치료하고자 산내를 찾은 안성기 한림대 신경외과 교수, 본인이 암환자로 마지막 선고를 받고 산내의 자연에 들어와 20년 생활을 한 이영희씨 부부를 만나면서 그의 신념은 더욱 확고해졌다.
면역센터는 편안한 생활환경에서 자연식 식사와 더불어 먼저 체험한 이들의 생활안내, 치료방향에 대한 의료진의 통합적 안내, 외부 의료기관과의 연계를 통하여 자가 진단과 처방을 익히는 자연면역생활 과정을 실천한다.
가능한 한 영양주사 대신 건강하고 안전한 자연식 식사와 혈액검사를 통한 영양상태 확인, 물리치료실보다는 스스로 움직이는 산책과 산행, CT 등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는 검사 방법보다는 종양지표자 검사와 면역세포 활성도 검사, 외부 의료기관과 연계한 초음파와 상담 등이 이뤄진다.
“최소한 암이라는 질병에는 의료인 안내자, 주치의가 필요하다. 나는 그 역할을 해주고 싶다. 단순히 서양의학에서 가져온 것이 아니라 창의적으로 우리의 몸과 시대에 맞는 건강과 질병관리가 필요하다. 해독, 영양, 면역이라는 3대 영역으로 주로 구분되고 있는 자연의학의 효과에 대해서 많은 사례들이 기술되고 있다. 이러한 사례의 인과관계를 알아내는 과정이 아직까지 완치의 개념이 없고 때로는 어떠한 치료도 할 수 없는 암환자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진행되어야 한다. 60세 이상 3명 중 1명에게 발생한다는 암에 대해서만이라도 의료전달체계, 주치의, 휴양급여, 생활방식과 사회적 역할 변화에 대한 지원이 신속히 필요하다. 이제는 진단받으면 6개월을 넘기지 못하는 암환자의 시대가 아니다. 5년 생존기간을 생각할 때 주로 암센터에서 시행하고 있는 수술, 항암, 방사선의 시기는 그 기간 중 짧은 기간이다. 암센터는 급성기질환의 관리체계에서 동네의사 등 지역네트워크와 연계된 질병의 만성기 상태에 대한 다양한 휴양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실제로 임 원장은 이곳을 찾는 환자들에게 혈액검사와 영상진단 등 의무기록을 모두 복사해오도록 하여 중복의 검사를 피하고 기존의 검사 결과를 활용한다. 이를 요약하여 환자와의 상담을 통하여 정리하고 필요한 경우 인근의 동국대학 등 병원에 의뢰한다. 의뢰할 때는 의료기관의 의사와 미리 연락하고 환자의 상태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하며 어떠한 시술을 할 것인지에 대해 직접 환자와 같이 외래 진료에 참여하여 상의한다. 물론 해당과의 의사의 성격이나 연계에 따라서 접근이 다양하지만 주치의로서 의료전달체계의 연계 역할을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곳에서 환우들은 함께 치유사랑 협동조합(www.healinglove.me)을 설립해 친환경 농산물 생산, 힐링 투어 등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글·사진=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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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부돌 경주숲속 휴양의원 원장이 환우들과 함께 텃밭을 가꾸고 있다. |
“癌도 생활습관병…제시간에 자고, 제때 먹고, 운동을”
◆ 스스로 면역체계를 갖추려면
경주숲속 휴양의원의 하루는 단출하다. 제 시간에 충분히 잠자고, 하루 세끼를 충실히 먹는 것,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산책을 하거나 텃밭을 가꾸거나 운동을 하는 것이 전부다. 역설적이게도 현대인의 대부분이 이 평범한 일상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병에 걸린다.
“암치료를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는 임부돌 원장은 “스스로의 면역체계를 충분히 활성화시킨 뒤 필요한 경우에 한해 의학적인 시술을 해야 한다. 암 역시 만성질환이다. 자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당장 수술을 한다고 해도 다시 재발한다. 그런 점에서 암도 생활습관병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각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 원장은 “시한부를 선고받은 의료 소비자들이 병원의 스케줄에 따라 끌려다니다 엄청난 비용만 지불한 채 어느날 갑자기 죽음에 이르는 게 현실”이라면서 “이곳에 오는 환자들이 스스로 병에 대해 생각하고 배우고 어떻게 치료할지 방향을 세우면서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스스로 선택하고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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