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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체면 차릴 때 아냐…시나리오별 컨트롤타워 가동하라”…신공항추진委, 긴급회의 열고 성토

2016-05-13
20160513

12일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남부권신공항추진위원회 긴급운영회의에선 ‘결기’까지 느껴질 정도로 참석자들의 감정이 격앙돼 있었다. 무대응·침묵행보로 일관한 대구시 및 지역 정치권을 향한 비난엔 잔뜩 날이 서 있었다. ‘침묵이 금은 아니다. 나중에 역사적 죄인이 된다’ ‘감나무 밑에 감이 언제 떨어질지 기다리는 꼴’이라는 자극적 발언도 쏟아졌다. 반면 영남권 4개 지역 총선 당선자회의 개최 등으로 돌파구를 찾아보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대구시·정치권 침묵행보 비난
“총선 당선자회의서 확답 받자”
김해-가덕도 병행 땐 사고위험
정부에 공정·객관성 강조해야



◆ 배수의 진을 치고 내뱉은 발언들

이날 이종건 대구대 교수(토목공학과)는 “대구시가 향후 부산의 어떠한 예상시나리오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부시장이 중심이 된 ‘컨트롤타워’를 만들라”고 주장했다. 접근성, 환경문제, 경제성, 재해안전성 등에서 강점이 있는 밀양의 입지가 제대로 알려질 수 있도록 대구시가 적극적으로 움직여 달라는 의미다.

한상돌 대구시관광협회장은 “부산을 제외한 영남권 4개 지역 4·13총선 당선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도지사 합의사항 준수를 확답받는 자리를 갖자”고 제안했다. 유재용 신공항추진위 경북본부장은 “입지발표가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특단의 대책을 찾는다는 의미에서 영남권 5개 시·도지사와 시·도민, 국토교통부가 공동참여하는 공개대토론회를 열자”고 했다.

이준현 성서지역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은 남은 기간만이라도 밀양의 강점이 부각되도록 적극적인 홍보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그는 “부산은 치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오늘 회의를 시발점으로 대구도 무언가 달라져야 한다”면서 “대구는 대통령도 수차례 배출했지만 꼭 결정적일 때는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체면만 차린다. 그러고 나서 끝나고 나면 야단법석을 떤다. 이제는 실질적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신공항의 기능, 규모, 성격 등 기본사항에 대한 인식은 정부가 갖고 있어야 하지만 정치적 부담 때문에 기술적 영역을 맡아야 할 외국계 용역업체에 통째로 떠넘긴 것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회의에선 무엇보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대통령의 결단’이 중요하다며 청와대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자는 목소리도 적잖았다.

◆ 깜깜이 용역 속 예측할 수 없는 향후 행보

대구시의 무대응·침묵행보에 대한 시민단체대표들의 성토 외에 공항전문분야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윤대식 영남대 교수(도시공학과)는 “대구 등은 남부권 공동발전을 위한 관문공항을 외치지만 부산은 환승공항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부산은 김해공항을 유지하면서 공항과 항만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이 활주로 1본짜리를 이야기하는 것도 건설비용을 줄여 정부의 환심을 사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

그는 부산의 구상대로 되려면 김해공항과 가덕도 간 거리가 어느 정도 이격돼야 하지만, 실제 두 개 공항이 가동되면 공역이 중복돼 비행기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고 했다. 아울러 정치권은 전면전에 나서지 말고, 정부평가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는 요인들을 차단시키는 ‘울타리’ 역할만 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한근수 대구경북연구원 신공항추진팀장은 “2011년 평가 때는 공정성과 객관성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보고 이번에 용역기관을 외국기관으로 해줄 것으로 요구해 관철됐다”면서 “용역을 진행 중인 프랑스 파리공항공단(ADPi) 측에도 항공학적 검토 등 국제기준에 맞는 평가를 요청, 대구의 요구사항이 많이 반영됐다. 이 때문에 부산이 많이 불안해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입지선정용역 진행과정에서 정부와 ADPi사는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해 ‘깜깜이 용역’이라는 눈총을 받고 있다. ADPi사는 이미 후보지 땅 시추작업 등 현장답사를 비밀리에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전문가 자문위원회 일정만 대구시에 통보된 상태다. ADPi가 주관하는 이 회의는 오는 25~27일 사흘간 열린다. 서울지역 공항전문가와 밀양 및 가덕도 지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다. 밀양 관련 회의는 26일 예정됐다. 하지만 대구시는 아직 장소조차 통보받지 못하고 있다. 일단 대구시는 13명의 긴급자문단을 구성해 놓은 상태다.

한편, 권영진 대구시장과 4·13총선 지역구 및 비례대표 당선자 16명은 13일 오후 6시 호텔인터불고에서 신공항 관련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회의를 연다. 대구시는 이날 회의가 끝나면 유치경쟁자제 합의 후 15개월 만에 영남권 5개 시·도지사 긴급회동 제안 등 대응책을 내놓는다. ‘합의준수’라는 족쇄 때문에 지금껏 침묵만 지켜 원성을 샀던 대구시가 시민들을 납득시킬 만한 방안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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