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도입 3년간 대구서 41만명 가입…면허 보유자 28%
"착한운전 마일리지 제도가 아니었다면 생계에 큰 타격을 입을 뻔했습니다."
대구 동구에 사는 관광버스 운전기사 안모(52)씨는 지난해 5월 운전면허 정지를 당할 뻔한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관광버스에 탄 승객이 행락철을 맞아 차 안에서 술을 마시고 노래를 하는 것을 막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의자에 앉은 뒤 안전벨트를 착용해달라는 간곡한 부탁에도 산행 후 귀갓길에 오른 손님들은 한껏 흥이 올라 막무가내였다.
안씨는 때마침 고속도로에서 순찰 중이던 경찰에 걸려 차내 소란행위를 방치했다며 한꺼번에 벌점 40점을 받았다.
바로 운전면허가 정지돼 40일 동안 운전대를 놓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행락철에 한 달 넘게 운전할 수 없다면 생계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안씨는 대구 한 경찰서에서 조사받는 과정에 1년여 전 우연히 가입한 '착한운전 마일리지' 덕분에 벌점 10점을 감경받을 수 있다는 말을 경찰관에게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벌점이 면허정지 기준보다 10점 낮은 30점으로 내려가 정지처분을 면했다. 그 뒤에는 과거보다 훨씬 더 교통 법규 준수에 신경 쓰고 있다.
1t 트럭을 몰고 다니며 어려운 형편에 과일 행상을 하는 김모(50)씨 역시 이 제도 수혜자다.
지난해 1월 대구시 중구 달구벌대로에서 신호 위반으로 벌점 15점을 받았다. 몇개월 전 피치 못할 상황에서 중앙선을 침범해 벌점 30점을 받은 그는 면허정지 45일처분을 받을 위기였다.
그러나 친구 권유로 가입한 착한운전 마일리지로 벌점 10점이 깎여 정지처분을 면하고 계속 영업할 수 있었다.
경찰이 2013년 8월 도입한 착한운전 마일리지 제도가 도입 3년 차를 앞두고 버스, 택시 등 운전을 생업으로 하는 운전자들 가운데 면허정지나 취소 위기에 빠진 이들을 구제하는 동아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민이 자율로 교통 법규를 준수토록 하기 위한 이 제도는 단속과 같은 강제적 조치가 갖는 한계를 극복한다는 취지로 만든 것이다.
가입 후 1년간 교통 법규를 준수하거나 사고를 유발하지 않는 등 '착한 운전'을 한 운전자에게 경찰이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따라 마일리지 10점을 적립해준다.
마일리지는 법규 위반으로 쌓인 벌점을 감경받거나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을때 하루에 1점씩, 처분 일수를 줄이는 데 쓸 수도 있다.
중간에 사용하지 않으면 계속 쌓이고 10년이면 100점이 된다.
도입 당시 첫 한 달 동안 대구에만 2만4천여 명, 전국에는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의 3%인 90여만 명이 가입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 3년간 대구에서는 해마다 11만∼15만여 명씩 모두 41만여 명이 가입을 신청했다.
이는 대구 운전면허 보유자 146만여 명의 28%에 이른다. 운전자 4명에 한 명꼴인 셈이다.
착한 운전을 약속했으나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교통사고를 유발하거나 법규를 위반해 마일리지를 받지 못하는 비율도 해마다 감소한다.
첫 1년간 28.9%인 중도 탈락률은 이듬해 24.7%로 낮아진 데 이어 3차연도에는 10.9%까지 떨어졌다.
경찰은 가입자가 그만큼 자율로 교통 법규를 준수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교통 분야에 법질서 확립이 필요하나 단속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며 "이 제도가 법질서 준수 분위기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고 보고 가입자 수를 늘리는 등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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