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委 조사 앞 갑자기 문서 폐기
“시설 간부가 대구市 방문 후 지시”
시민단체 “비리 은폐·축소 의심”
장애인 등 거주인 과다 사망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대구시 위탁 H사회복지시설(영남일보 8월3일자 1·8면 보도)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를 앞두고 현재 관련 내부 문서를 폐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H시설 내부자들에 따르면, 이날 현재 시설 내에서 관련 문서에 대한 파쇄작업이 진행 중이며, 문서의 양이 방대해 다음주쯤 작업이 완료될 예정이라는 것.
시설 내부자들은 “지난 1일 오후 시설의 모 간부가 대구시 복지정책관실을 다녀온 뒤 2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회계 관련 자료 5년치와 생활인 관련 자료 5년치만을 남기고 서류를 모두 파쇄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시설 문서 창고엔 각종 서류 자료가 10년치 넘게 보관돼 있다. 시설의 간부가 대구시를 방문하고 난 뒤 갑자기 서류 파쇄를 지시했다”며 “혹시 시에서 국가인권위의 조사를 축소할 수 있도록 편법을 알려준 게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복지정책관실 관계자는 “인사발령이 난 뒤인 지난 1일, H시설에서 인사를 하러 오겠다고 연락이 와 만난 것”이라며 “이 시설의 ‘거주인 폭행 사건’과 관련해 대화는 있었지만, 문서 파쇄 등을 지시한 적은 결코 없다”고 말했다.
황성재 우리복지시민연합 정책실장은 “언론에서 의혹을 집중 제기하고 있고, 인권위의 직권조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시설측이 갑자기 관련 서류를 일괄 폐기한다는 것은 향후 인권위의 조사에서 추가로 드러날 수 있는 비리에 대해 은폐 및 축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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