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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 송광순 교수> |
하루에도 꼭 몇 명씩 자녀의 걸음걸이가 이상하다며 병원을 찾는다. 흔히 말하는 안짱다리 때문이다. 전문적인 용어로는 내족지 보행이다. 언뜻 보면 ‘O자형 다리’와 혼동할 수 있으나, O자형 다리는 다리를 모으고 섰을 때 앞에서 봐서 무릎 사이가 벌어지는 변형이고, 내족지 보행은 위에서 보았을 때 다리의 뒤틀림이 그 원인이다.
그러므로 엄지발가락이 서로 마주 보게 되고, 발이 대체로 안쪽을 향하게 되어 걸을 때 뒤뚱거리고, 뛰놀다가 발끼리 부딪혀 잘 넘어진다고 한다. 물론 잘 걷거나 뛸 수도 있지만 보기가 아무래도 부자연스럽다.
이러한 내족지 보행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앞발이 뒷부분보다 안으로 굽은, 발 자체의 모양이 안으로 향하는 경우(중족골 내반증)이다. 둘째, 경골(정강이뼈: 발목과 무릎 사이의 뼈)이 안으로 과도하게 뒤틀린 경우이고 셋째, 대퇴골(무릎에서 엉덩이 관절 사이의 뼈)이 안으로 뒤틀린 경우다.
신생아의 경우는 발의 변형, 즉 종족지 내전 변형(발의 앞부분이 안쪽으로 굽어 있는 변형)이 가장 많다. 처음 걸음을 걷기 시작한 시기부터 2~3세까지 안짱다리의 가장 많은 원인은 정강이뼈가 안쪽으로 뒤틀린 경우이다. 그러나 3~5세 이후의 원인으로 가장 많은 것은 대퇴골의 과다한 안쪽 뒤틀림이다.
치료에 있어, 우선 원인이 되는 부위의 성장에 따른 뼈의 정상 변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즉 신생아에서 가장 많은 원인인 발의 변화(중족골 내반 변형)는 대부분 1세 이전에 90%가 자연 교정되고, 저항성인 경우는 조기에 석고 붕대 교정을 시행하며, 1세 이후에 변형이 지속되는 경우에도 석고 붕대 교정을 시행하면 대부분 좋아진다.
경골의 내회전 변형도 출생 시 약 0도에서 5도 정도 바깥으로 뒤틀려 있다가 성장함에 따라 점차 더 바깥쪽으로 틀려, 성장이 끝나면 15~18도 바깥쪽으로 향하게 된다. 대퇴골도 출생 시 약 30~35도 안쪽으로 뒤틀림이 있다가, 차츰 뒤틀림이 줄어 성인이 되면 10~15도로 감소하는 것이 정상 발달 과정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내회전 변형은 자연 교정이 되어 8세가 되면 99%가 정상 범위에 들게 된다.
정상 발달 과정에 대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부모의 경우는 보조기를 이용한 조기 교정을 요구한다. 그러나 각종 교정용 신발이나 보조기, 야간부목 등을 착용시킨 경우와 아무런 치료 없이 단순 관찰만 한 경우를 장기적으로 비교해 본 결과에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보행을 늦게 하거나 정신적인 손상을 주는 역효과가 있음이 과학적 연구 결과로 입증된 상태다.
가장 합리적인 치료방법은 치료가 필요한 특수한 병적 상태의 직접 원인이 있는지 전문가가 판단하고, 이상이 없다면 주기적 관찰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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