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지사 자리 놓고 ‘혈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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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도지사 3선 연임제한으로
새누리당내 대규모 후보군 형성
與 출신 인사들도 출마 채비 양상
야권선 뚜렷한 후보 안보이지만
대선 결과따라 거물 출현 가능성
대구와 달리 경북에서는 기초단체장보다 경북도지사 선거에 더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관용 도지사가 3선 연임 제한에 걸려 2018년 6·13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따라서 벌써부터 경북도지사 자리를 두고 후보들의 물밑작업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차기 경북도지사로 거론되는 인물은 대부분 새누리당 소속의 현역 국회의원 또는 기초단체장이다.
이들 중 가장 먼저 시동을 걸고 준비해 온 인사는 이철우 국회의원(김천)이다. 3선에 성공하며 TK(대구·경북) 의원 중 유일하게 20대 전반기 상임위원장(정보위원장)을 맡은 이 의원은 김천을 중심으로 경북 중부권뿐만 아니라 북부권과 동부권 행사에도 자주 참석하며 인지도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김천과 인접한 롯데스카이힐 성주CC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김천지역민의 반대에도 이 의원은 정보위원장으로서 사드 배치 찬성 입장을 고수하며 경북 전체를 아우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8·9전당대회를 통해 새누리당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3선의 강석호 국회의원도 차기 경북도지사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김관용 도지사가 구미 출신인 데다 경북도청이 안동으로 이전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경북 동부권의 민심이 강 의원의 경북도지사 출마에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 강 의원은 포항 출신으로 지역구가 영양-영덕-봉화-울진이어서 동부권 주자로 분류된다.
안동이 지역구인 김광림 국회의원도 차기 경북도지사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 의원은 안동에서 쉽지 않다는 3선 의원일 뿐 아니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까지 맡아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는 평가다.
기초단체장 중에서는 남유진 구미시장이 한 걸음 앞서 출마 준비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구미시장 3선의 경험을 경북도지사를 통해 극대화시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 남 시장은 김 도지사가 구미시장 3선을 거쳐 경북도지사가 된 전철을 밟아 경북도의 안정적인 도정 발전을 꾀하겠다는 입장이다. 경북고와 서울대 출신으로 폭넓은 인맥도 장점 중 하나다.
재선인 최양식 경주시장의 경북도지사선거 출마설도 나온다. 2014년 지방선거 후 이강덕 포항시장과 ‘경주-포항’ 연계에 주력하고 있는 최 시장은 초선인 이 시장의 차기 경북도지사선거 출마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 속에 이 시장과의 공동전선 형성을 통해 출마할 경우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포항지역에서는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이강덕 포항시장의 출마를 권유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본인은 고사하고 있지만, 포항 출신 경북도지사에 대한 지역민들의 열망이 선거를 앞두고 어떻게 작용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지난 선거 새누리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권오을 전 국회의원과 박승호 전 포항시장의 출마설도 꾸준히 나돈다. 4·13총선 새누리당 경선(안동)에서도 낙천한 권 전 의원의 경우 최근 각종 행사에 얼굴을 비치며 경북도지사선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의원에 이어 세 번의 국회의원을 역임한 권 전 의원은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전 대표의 행보에 따라 출마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박승호 전 시장도 경북도지사 출마에 대해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2년 전 경북도지사 새누리당 경선 과정에서 김관용 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다 결국 새누리당 후보를 사퇴한 것과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해 ‘포항북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이 다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아직 뚜렷한 후보가 보이지 않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에서 후보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내년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라 야권의 거물급 후보 영입설도 나오고 있다. 정권교체가 이뤄진다면, 야권은 당락을 넘어 정치적 취약지인 TK(대구·경북) 공략 차원에서 경북도지사 후보 물색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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