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사회공헌 지출 6.8% 증가
취약 계층 지원 분야가 가장 많아
70% 가까이는 신규프로젝트 진행
다양한 지원으로 ‘아름다운 동행’
대구·경북 기업들도 ‘나눔’활발
봉사활동 등으로 지역 사랑 펼쳐
기업의 사회 책임 활동은 이제 ‘하면 좋은 일’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됐다. 연구개발, 마케팅 활동처럼 기업 생존을 위해서는 반드시 수행해야 할 필수 불가결한 활동이 된 것이다. 이는 기업이 더 이상 이윤만 추구하는 집단으로 존재해서는 안 되며, 우리 삶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경제 주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처럼 눈앞의 이윤에 치중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을 우리 사회에서 도태시키고 있다.
이처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날로 중요해지면서 기업은 책임경영, 나눔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장기간 이어지는 불황 탓에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오히려 늘었다. 국내외 정세 불안과 내수시장 부진 등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는 경제 상황 속에서도 사회공헌 규모는 확대되고 있으며, 그동안의 일회성, 실적주의에서 벗어나 활동의 진정성을 갖고 장기간 지속적으로 펼쳐지는 추세다. 게다가 취약계층 지원에서 교육, 문화 등의 새로운 영역으로 프로그램이 생기는 등 활동 영역도 더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과 회원사 등 모두 600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기업재단의 사회공헌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255개사가 지난 한 해 동안 지출한 사회공헌 규모는 2조9천20억5천만원으로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2013년 이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던 사회공헌 지출이 증가세로 선회했다.
응답기업의 3곳 중 2곳이 사회공헌 지출을 늘리거나(53.3%) 전년 수준을 유지(13.3%)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25% 이상 사회공헌 지출을 늘린 기업도 전체의 27.1%를 차지했다. 증가원인으로는 지역 기반 프로젝트 추진, 청년 지원 프로그램 확대, 내수활성화 사업 추진 등이 꼽힌다.
사회공헌활동 지출액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19%로, 2014년 0.18%에 비해 0.1%포인트 증가했으며, 2013년 이후 매년 증가하는 모양새다.
기업들은 예전에 비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자율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 방식별로 살펴보면, 기업이 뚜렷한 기획의지를 갖고 참여한 자율프로그램이 61.8%를 차지했으며, 외부 협찬 등 간접 프로그램이 38.2%였다. 이는 기업이 내부 전문성을 활용하거나 프로젝트 성과 관리 차원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경련은 분석했다.
분야별로는 ‘취약계층 지원’이 33.5%로 전년 대비 4%포인트 증가하는 등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교육·학교·학술(17.5%), 문화예술 및 체육(16.4%)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거불안, 재난안전, 감정노동 등 새로운 사회문제가 대두되고 참전용사, 사회적 의인, 범죄피해자, 중도입국 청소년 등 복지 대상의 범위가 확대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문화예술, 체육 분야에 대한 지출은 16.4%로 2006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창의인재와 삶의 질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문화예술을 활용한 교육·치유 프로그램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원형태 역시 초기 공연지원에서 수혜자 참여형, 자립형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기업들은 새로운 영역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마련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응답기업 10곳 중 7곳은 지난해 신규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204개 중 138개사(67.6%)가 새로운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출범시켰고, 신규 프로그램 수는 220개에 달했다.
기업의 전문성을 살린 진로체험 등 ‘미래세대를 위한 맞춤형 교육’과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추구하는 ‘지역사회 맞춤형 투자’, 현대인의 심리 안정을 지원하는 ‘정서복지’ 등 새로운 영역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또 그간 정부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호국보훈 분야나 전통 문화재 보존·홍보, 천연기념물 보호, 스포츠 경기력 향상 지원 등 이색분야 사회공헌활동도 늘어나고 있다.
전경련은 “기업이 저성장 기조에서도 수시로 변화하는 사회 이슈에 대응하고, 새로운 접근 방식을 시도하면서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대구·경북지역 기업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 기업들이 생산, 판매, 수출 등 전 분야에서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경북의 대표기업인 DGB금융그룹은 지역에서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먼저 찾아가는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전인 10월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김장나눔 행사 등을 연례행사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희망 2017 나눔캠페인 출범식’에 참여해 연말 이웃돕기 성금 5억원을 전달했다. 이뿐 아니라 올해 초 화재로 어려움을 겪은 대구 팔달신시장 상인을 위한 특별 대출과 성금전달을 진행했다. 또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경주를 찾아 의료지원 봉사활동, 경주시 관광 활성화를 위한 야유회, 여행 장려 등의 지역사랑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40여년간 지역과 동고동락한 동아백화점도 사회공헌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2010년 이랜드 그룹으로 편입된 동아백화점은 이랜드 그룹의 경영이념에 따라 매년 순수익의 10%를 대구지역에 환원하고 있다. 지역 유통업계 중 최대인 950명 규모의 봉사단원으로 구성된 이랜드 봉사단을 출범해 자발적으로 지역사회 일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동아백화점은 매월 소외계층 300여 가정에 필요한 물품을 전달하는 ‘사랑의 장바구니’를 통해 생필품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복지기관과 공동으로 매년 1천여명의 어려운 계층 학생을 위해 초청문화행사도 열고 있다.
이외에도 롯데백화점 대구점 등 대형 유통업체와 호식이두마리치킨, 땅땅치킨 등 프랜차이즈 업체,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등도 지역사회에 나눔을 꾸준하게 실천하고 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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