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명대 링크플러스사업단
|
계명대 산학인재원 링크플러스사업 덕분에 지역 대학가 청년백수 취업전선에 청신호가 켜지게 됐다. 2022년까지 진행될 이 사업의 쾌속항진을 결의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계명대 오민택씨·방대욱 단장·안경규 회장·장대진 센터장(왼쪽부터). |
|
제25차 디·마·시클리닉 관련 조찬모임에 모인 산학협력 관계자들. |
|
산학협력단 4층의 한 실습실을 둘러보는 네 사람. |
|
캡스톤디자인 프로젝트 관련 작품 전시회 전경. |
최근 들어 산학협력의 패러다임이 확 바뀌었다. 예전 주먹구구식 산학교류 수준이 아니다. 기업이 자신이 원하는 인재를 찾기 위해 대학에 먼저 노크할 정도다. 2017년부터 5년간 지속되는 ‘LINC+(사회맞춤형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 사업’ 때문이다. 지역 4년제 대학으로는 유일하게 링크플러스사업을 수행하게 된 계명대 성서캠퍼스 동문 입구에 있는 산학협력관. 그곳 301호 산학인재원 링크사업단을 찾았다. 산학협력의 현주소, 더 구체적으로는 지역 대학과 지역 기업체 간에 좋은 인재를 둘러싸고 어떤 협업시스템을 구축 중인지를 현장확인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방대욱 링크플러스사업단장, 안경규 <주>에이스이노텍 회장, 장대진 링크플러스 현장실습지원센터장, 경영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오민택씨가 그룹인터뷰에 응했다.
산학인재원을 산학협력 베이스캠프로
대구경북 4년제大 유일 LINC+ 수행
올초 링크사업 우수성과사례집도 펴내
작년‘미래차 대응 청년일자리창출’협약
지역 車부품 빅6기업과 산·학·관 ‘맞손’
13개 맞춤형 교육과정…5년간 125명 채용
캡스톤디자인과정 등 창업 디딤돌도 돼
▶링크플러스사업이 뭔가.
(방대욱 단장) “링크플러스사업의 산실인 산학인재원은 계명대 재학생의 능력과 실력에 맞는 기업을 찾아주고 산학(産學)이 윈윈할 수 있는 취업인프라 관련 지원 콘텐츠까지 잘 장착해놓은 ‘산학협력 베이스캠프’다.”
▶지난 링크사업은 성공리에 잘 끝났는가.
(방 단장) “연초에 115쪽짜리 계명대 링크사업 우수성과사례집을 펴냈다. 괜찮은 아이템은 스마일팜 장기현장실습, 평화기술사관학교, 이노베이션챌린지프로세스, 디·마·시클리닉, CEO융합창조리더십포럼 등이다. 향후 링크플러스 관련 캡스톤디자인, 수요맞춤융합교육, 집중창업보육실(C-SPACE), 창업창작실, 창업로드숍, 크라우드펀딩 론칭지원, 글로벌창업캠프, 가족회사, 4차산업혁명경영포럼, 대구창조학교, 기업협업 제품혁신 공동브랜드 창출 등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이런 사업 때문에 얻은 혁신적 결과물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
(장대진 센터장) “2016년 6월17일 계명대 본관 회의실에서 파격적 협약서가 체결됐다. 이날 신일희 계명대 총장을 비롯해 권영진 대구시장, <주>에스엘 이충곤 회장, <주>평화발레오 김상태 회장, <주>경창산업 손일호 회장, <주>삼보모터스 이재하 회장, <주>동원금속 이은우 대표, <주>이래오토모티브 김용중 회장이 지역 산학협력 사상 의미로운 협약서에 사인을 했다. ‘미래차 대응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산학관 업무협약서’였다. 덕분에 오는 9월1일 기계자동차공학과, 전자공학과 메카트로닉스 전공자 25명이 지역 중견기업에 취업할 수 있게 됐다. 참여 기업은 대구에서는 쟁쟁한 명성을 갖고 있는 자동차부품 관련 빅6 기업이다. 이들이 매년 25명씩 5년간 125명의 계대생을 채용키로 약정했다. 뿐만 아니라 관련 기업과 함께 미래형자동차개론, 소성가공학, 기하광학 등 13개 맞춤형 교육과정도 운영한다. 채용이 보장된 학생들은 2학년 1학기부터 4학년 2학기까지 이 수업을 이수해야 한다. 예전에는 기대할 수 없는 성과물이다.”
▶예전의 산학협력은 좀 심하게 말해 짜고치는 고스톱 같았다. 대학이 유력 대기업으로부터 추천서를 많이 받아내는 게 산학협력의 전부인 것 같았다.
(방 단장) “맞는 말이다. 링크플러스사업에 도달하기 이전에 우린 숱한 시행착오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산업이 고도화되어야만 제대로 된 산학인프라가 구축되기 때문이다. 한국 산학협력단의 역사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2003년에야 겨우 ‘산학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이란 관련법이 제정됐다. 그 이전에는 솔직히 대학만 고함치고 기업은 마지못해 협조하는 시늉만 냈다. 대학 중심의 ‘산학협력’ 시절이었다.”
▶산학협력을 디테일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대학 사정에만 밝아선 실패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방 단장) “맞다. 일단 대학교의 학사일정, 재학생의 동향, 특히 그들이 무슨 일을 하고 싶어 하는지를 정확하게 분석해야 된다. 그것만으로도 부족하다. 기업 상황도 알아야 된다. 더 정확히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 패턴 정보도 알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엔 국내와 해외의 취업동향, 특히 4차산업혁명에 따른 신기술과 취업시장의 변화 양태를 포착해 그걸 프로그램에 적용해야 된다.”
▶현장실습지원센터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가.
(장 센터장) “최근 5년간 대학은 특성화 기반의 학제 간 통폐합 및 구조개혁 단행과 산학협력 교육과정 개편 및 운영으로 사회수요맞춤형 인력을 배출해 왔다. 특히 산학협력과 연계한 대학생 현장실습 고도화는 대학-기업의 취업 미스매치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장실습 수요처 발굴, 학생 모집, 현장실습 참여기관 선정, 현장실습 교과목 개발, 모니터링과 피드백 등 현장실습 운영을 위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했다. 링크플러스사업에서도 현장실습은 비중이 매우 높은 항목이다.”
▶안경규 회장도 계명대 링크플러스사업 때문에 적잖은 도움을 받고 있고 또한 이 사업의 또 다른 조력자란 얘기를 들었다.
(안경규 회장) “우리 본사는 달성군 다사읍에 있다. 에이스이노텍은 창호하드웨어 혁신기업으로 가능한 한 지역의 인재를 많이 채용하려고 한다. 이 사업과 관련해 이미 계대생 4명을 채용했고 2명은 현장실습 중이다. ‘현장실습 중’이라는 게 참 중요하다. 예전에는 채용한 신입직원을 다시 우리 필요에 따라 별도로 직무연수를 시켜야 했다. 입사할 시점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올챙이다. 이 올챙이를 개구리로 키워야 하는데 시간·경비가 필요했다. 그런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 우리가 원하는 직무를 대학원의 계약학과에서 가르쳐 준다. 그 학과를 졸업하면 우리 회사로 오는 당일부터 일을 시작할 수가 있게 됐다. 링크플러스사업 덕분이다. 대학도 좋고 기업도 좋은 일석이조 산학협력이 아닐 수 없다.”
▶계명대는 산학협력을 위해 태어난 대학교 같다. 주변을 둘러보면 각종 산단이 이렇게 겹겹이 쌓여 있는 대학도 드물 것 같다.
(안 회장) “성서 1·2·3차 산업단지, 서대구산업단지, 대구3산업단지, 성서5차첨단산업단지, 논공 달성1차, 현풍유가 일대 대구테크노폴리스산업단지, 고령·왜관·구리산단 등이 계명대를 겹으로 에워싸고 있다. 말이 대학이지 링크플러스사업이 완전하게 구동되면 대학이 곧 기업이고 기업이 곧 대학이 될 정도로 공고한 산학협력망이 완비될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요즘 대학생의 의식이 향토기업에 대해서는 눈길을 잘 안 준다는 사실이다. 오직 서울로 올라가서 ‘신의 직장’에 들어가는 게 그들의 유일한 꿈인 것 같다.
(방 단장) “지역 대학생은 이구동성으로 ‘지역에 좋은 일자리가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수도권 대기업, 공무원시험 등에 매달리는 이유가 되는 것 같다. 반면 지역 기업은 ‘좋은 학생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쉰다. ‘좋은 학생이 들어와서 역량을 발휘하며 조금만 견디면 대기업 못잖은 장래가 보장될 것인데 지역 인재가 역외로 빠져나가는 것 같아 아쉽다’면서 구인난을 호소한다. 이 같은 일자리 미스매치에 대한 답은 바로 ‘산학협력’에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업의 애로점을 디·마·시클리닉 등 기업지원시스템을 통해 해결하고, 대학의 학문적 성과물의 기업이전을 통해 경쟁력 높은 신기술을 취득할 수 있다. 또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대학과 공동의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지원받기까지 한다”.
(안 회장) “대학생들은 다들 대학만 다녔지 거의 기업의 생리에 대해 잘 모른다. 그들의 꿈 역시 지역도 아니고 오직 서울의 대기업·공기업·공무원 취업이다. 그래서 다들 시험준비만 한다. 너무 소모적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90% 이상이다. 대구의 경우도 거의 중소기업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벤처기업 중심사회로 이동할 것이다.”
▶오민택씨는 링크플러스사업의 최대 수혜자라고 하던데.
(오민택) “처음에는 창업할 생각이 없었다. 링크사업 일환인 캡스톤디자인 과정을 이수하면서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신제품 마케팅을 고민하다가 교내 창업교육센터 때문에 처음으로 창업을 꿈꿨다. 뒤에 정부지원 사업을 하고 싶어 링크사업 관련 ‘멘토링 프로그램’까지 지원받았다. 덕분에 벤처기업협회로부터 사업비 명목으로 1억원을 지원받았다. 현재 남구 봉덕동 영남대병원 근처에 사무실이 있다. 사고와 도난방지를 할 수 있는 자전거용 블랙박스를 출시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확보 중이다. 계획대로라면 9월 중 시판할 계획이다.”
▶학우들이 링크플러스사업에 관심이 많은가.
(오민택) “정말 안타깝다. 등잔 밑이 어두운 것 같다. 다들 서울의 대기업에만 매몰돼 있다. 지역 기업에는 고개도 안돌린다. 우리를 위한 링크플러스사업인데 정작 취업공부에만 빠져있는 것이다. 링크플러스사업에 노크하면 취업과 관련한 거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노크하면 반드시 얻는 게 있다. 함께 노크하자. 나도 돕겠다.”
글=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사진=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링크플러스(LINC+)사업
링크플러스사업 이전에 링크사업이란 게 있었다. ‘플러스사업’이란 더욱 보강된 링크사업이란 의미다. 교육부가 2012년부터 5년간 추진한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육성사업의 후속사업이다. 이 사업의 핵심은 사회맞춤형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이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지난 6월초 전국 일반대 가운데 산학협력고도화형 55개 대를 선정했다. 2017년 전국 선정대학의 총 사업비는 2천383억원이며 산학협력 고도화형은 대학 당 평균 39억원 내외의 지원을 받는다. 현재 계명대 링크플러스사업단은 향후 5년 사업을 위해 현장중심인재 양성·쌍방향산학협력·산학협력거버넌스 등 3개 부문 81개 실행 프로그램을 구축해 놓았다. (053)580-6779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