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9월)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가계대출 금리(신규 취급액)는 연 4.23%로 전월(4.08%)보다 0.15%포인트 높아졌다. 8월(+0.02%포인트)에 이어 두 달째 상승세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도 3.51%→ 3.74%로 0.23%포인트나 올랐다. 역시 2개월 연속 오름세고, 2022년 9월(+0.44%포인트)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지난 11일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됐지만 은행권 대출 금리는 거꾸로 올라가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 칼을 빼들자, 은행들이 일제히 가산금리를 올린 탓이다.
게다가 KB국민은행은 갭 투자를 막고 실수요 위주로 대출하기 위해 '임대인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취급 제한' 조치를 연장 운영키로 했다. NH농협은행은 11월초부터 한시적으로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최대 40년→30년으로 축소해 운용키로 했다.
대구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실제 은행에 대출을 받으러 가면 대출 문턱은 더 높아졌다. 생애최초주택자금대출 등 정책금융 대출도 옥죄고 있고 은행마다 대출 총량 한도가 많이 찬 상황이라 대출 환경이 더 까다롭다는 것. 이에 아파트와 토지·상가 거래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대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측은 "아파트 시장에서 수요자 입장에선 금리도 금리지만 대출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했다. 동구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로 대구 상가·토지 거래는 현재 실종 상태다. 얼마 전과 비교하면 대출이 안 된다고 보는 게 맞다. 추석 이후 더 위축됐다. 대출이 막혀 계약이 취소되거나 계약을 못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입주 아파트단지와 입주 예정자도 힘겹기는 마찬가지.
대구의 한 분양대행업체 관계자는 "재건축 단지의 분양 수요자에게 대출 알선을 하려 했는데 5% 중반 금리에도 2금융권에서 대출이 안된다고 했다. 11월 말이나 12월 입주 단지는 여신한도가 새로 생기는 내년으로 입주를 미루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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