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차 없는 아파트’등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 이유
택배차 지상통행 금지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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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후 1시쯤 택배기사 전모씨가 구미 확장단지 내 우미린 센트럴파크 아파트 입구에서 물건을 수레에 싣고 있다. |
[구미] 경기 남양주 다산신도시 ‘택배 차량 통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경북지역에서도 택배를 둘러싼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신도시 ‘차 없는 아파트 단지’ 등에서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이유로 택배 차량 지상 통행을 막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라도 물건을 더 배달해야 하는 택배기사와 안전을 우선시하는 입주민의 입장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11일 오후 1시 구미 확장단지 내 우미린 센트럴파크 아파트 단지 후문 앞. 구미 확장단지는 2020년까지 공동주택 1만여 가구가 입주하는 대규모 단지다. H택배기사 전모씨(31)가 택배차량에서 113·114동에 배달할 물건을 수레 두개에 옮겨 실었다. 수레에 실린 물건이 빠지지 않도록 끈으로 단단히 묶었지만 전씨가 움직일 때마다 물건이 사방으로 뒤틀거렸다.
1천500여 가구가 입주한 이 아파트는 지난 2월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택배차량 지상 통행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단지 내 어린이 교통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다. 대신 택배 차량을 개조해 차고를 낮춘 뒤 지하주차장으로 통행할 것을 택배회사에 권유했다. 하지만 지하주차장 층고(2.3m)가 낮아 2.5m 높이의 택배차량은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차량 개조비용(400만~500만원)도 만만치 않은 데다 기사 개인이 부담해야 해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때문에 전씨를 비롯한 택배기사들은 아파트 단지 입구에 차량을 세워둔 뒤 18개 동에 배달될 물건을 수레에 실고 배달한다.
전씨는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택배차량 지상 통행을 금지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한다. 비가 내리는 날 수레를 끌 땐 매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옆에 있던 D택배기사 남모씨(45)는 “이 아파트는 원래부터 ‘차 없는 아파트’로 조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모든 차량이 지하로 다녀야 하는데 지하주차장 층고를 낮게 만들어 놓으면 우리처럼 탑차를 이용하는 택배기사는 어떻게 다니란 말인가. 애초에 설계가 잘못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평소 하루에 200개 정도 물건을 배달했는데 수레로 배달한 이후부턴 시간이 오래 걸려 어쩔 수 없이 물건을 50개 정도 줄였다”고 말했다.
이밖에 확장단지 내 ‘중흥S클래스 에코시티’와 ‘골드클래스’ 아파트 입주민들도 택배차량 진입 금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단지 내 안전’을 위해서다.
우미린 입주민 A씨는 “아파트 단지에 수많은 택배차량이 통행을 하면 위험한 것은 사실이다. 더구나 처음부터 이 아파트는 차 없는 아파트라고 홍보를 했고, 그런 점 때문에 입주한 주민이 상당수”라며 “택배기사의 불편함은 알고 있지만 입주민과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반면 입주민 B씨(여·39)는 “물론 아이들 안전도 중요하지만 택배기사도 한 가정의 가장이다. 입주민과 택배회사 간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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