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고시원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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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새롭게 리모델링한 대구지역 한 고시원. 내부 시설은 확충됐지만 복도 공간이 여전히 좁아 화재발생 때 대형사고가 우려된다. |
“불안해서 도저히 공부할 수 없습니다.” 11일 오전 10시 대구 달서구 계명대 성서캠퍼스 동문 인근에 위치한 한 고시원. 술집이 밀집한 곳에서 한참 떨어진 이 고시원은 4층 건물 중 3층에 자리잡고 있었다. 건축 시기가 10년은 훨씬 넘어 보였다. 고시원 1층에는 ‘최고급 원룸형 주거공간, 품격높은 호텔형 고시원’이라고 홍보하며 학생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대학주변 대부분 오래된 건물
새롭게 리모델링한 고시원도
시설 확충했지만 여전히 취약
3층 고시원 입구에 들어서자 작은 안내소가 보였다. 그 옆으로 고시원 방으로 들어가는 복도가 있었지만 성인 두 사람이 마주보며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비좁았다. 수십 개의 고시원 방은 복도를 중앙에 두고 양쪽으로 나눠 배치됐다. 방 안으로 들어가 봤다. 한 사람이 겨우 누울 수 있는(약 10㎡) 방안에는 나무 재질의 작은 책상과 침대만 보였다. 창문은 고개를 겨우 내밀 수 있을 정도로 작았다. 복도 끝에는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이 있었다. 식당엔 전자레인지, 밥솥, 냉장고 등의 가전제품이 갖춰져 있었지만 낡아 보였다. 냉장고엔 고시원생이 넣어둔 듯한 빵, 우유, 김치가 있었지만 내부가 전반적으로 지저분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중구 동성로에 위치한 한 고시원. 2014년쯤 리모델링해 재운영되고 있는 이곳 내부시설은 비교적 깔끔했다. 복도가 비좁긴 했지만 밝은 색의 페인트를 칠하고 LED 조명을 설치한 탓에 환했다. 천장에는 스프링클러와 화재경보기가 보였다. 방도 다른 고시원보다 조금 넓었고, 창문은 개방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크기였다. 비상통로와 계단에는 물건을 쌓아두지도, 장애물이 설치돼 있지도 않았다. 고시원 곳곳에는 비상통로의 동선을 알려주는 안내 표지판과 화재 진압용 소화기가 비치돼 있었다. 이용자의 안전과 권익보호를 위한 CCTV도 보였다.
고시원에서 과거 3년간 생활했다는 김모씨(35)는 “금전적인 여유가 없는 학생이 보통 고시원에서 공부를 많이 한다”며 “대다수 학생은 고시원 생활이 위험하고 어려운 줄 알지만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김씨는 “요즘 시설은 옛날보단 많이 좋아졌지만 복도는 여전히 좁다”며 “만약 불이 났을 때 그 좁은 통로로 학생들이 대피할 생각을 하면 현실적으로 안전한 대피는 어렵다고 본다”고 안타까워했다.
대구에서 고시원을 운영하는 최모씨(56)는 “해를 거듭할수록 고시원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설환경을 개선한다는 것은 현실상 맞지 않다”며 “소화기가 준비돼 있고 고시원 직원이 24시간 자리를 지키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조기 진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소방청의 ‘최근 5년간 전국 다중이용업소 화재 현황’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다중이용업소 화재 3천35건 중 252건(8.3%)이 고시원에서 발생했다. 이 가운데 대구는 2016건 2건, 2017년 1건, 2018년 1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금액도 미비했다.
글·사진=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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