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81123.010160732110001

영남일보TV

  • 유영하 국회의원 대구시장 출마선언 “대구의 내일을 여는 길, 함께 해주시길...”
  • 경주시 문무대왕면 산불, 재발화 진화… 잔불 정리 지속

[문화산책] 당신도 ‘꼰대’입니까

2018-11-23
[문화산책] 당신도 ‘꼰대’입니까
박아정<연출가>

‘꼰대’란 본래 아버지나 교사 등 나이 많은 남자를 가리켜 학생이나 청소년들이 쓰던 은어였다. 최근에는 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일명 ‘꼰대질’을 하는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의미가 변했다.

요즘은 꼰대라는 말 자체가 방송에서 쓰일 만큼 우리 삶속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는 단어인 것 같다. 단어 자체의 어감도 좋지 않지만 어쩌다 꼰대라는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언짢아 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선배보다 후배가 훨씬 많아진 지금은 내가 생각해도 “아! 나도 어쩔 수 없구나”하고 체념할 때도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후배들도 자기가 듣기 싫은 말을 한다는 이유로 상사나 선배를 꼰대 취급해 버리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나이만 많으면 그냥 꼰대, 잔소리하면 그냥 꼰대 이런 식은 곤란하지 않은가?

선배가 되면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 라고 다짐했던 말 중에 하나가 “나 때는 말이야…”였다. 그런데 후배들과 시간을 가질 때 농담을 슬쩍 섞어 한겨울에 연극 포스터 붙이며 고생했던 시절 얘기를 하며 너희는 얼마나 편하게 연극 하는지 아느냐며 너스레를 떨 때가 있다. 물론 상당히 눈치를 보면서 얘기한다. 꼰대라는 소리는 듣기 싫으니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꼰대는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서 소통하지 않는 사람, 기억을 망각하는 사람인 것 같다.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하고 무대에 뛰어든 친구나 학교에서 몇 편의 연극 연출한 친구들은 아직도 자기가 연출인인냥 으스대기 일수이며, 선배들은 마치 자신의 20대를 6·25전쟁처럼 힘겹고 슬펐던 시절처럼 묘사하곤 한다.

며칠 전 나를 찾아와 소통하지 않는 자들에게 상처받아 눈물을 보인 예쁜 후배가 있었다. 마음이 아팠다. 나는 ‘내가 겪었던 힘든 일을 후배들이 겪게 하고 싶지 않다’는 아주 이상적인 생각으로 연극을 한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지만 생각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의 차이는 실로 굉장하다. 사람들은 당시에는 아프고 괴로운 기억들을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성장하고 발전 되게 만든 사건이라고 아름답게 포장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동물인 것 같다.

어느덧 38살이 된 나는 잊지 말아야 한다. 힘들고 선배들이 무서웠던 28살의 나를…. 38살의 내가 내 기준에서 후배들을 판단하고 정의 내리지 않는 것, 그것만 해도 명절에 ‘사랑한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2명 이상으로부터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뭘 잘했다고 울어!” 언젠가 혼나고 우는 나에게 어떤 선배가 했던 말이다. 그날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했다. 우는 것도 뭘 잘해야 울 수 있다는 사실에 서러워져 더욱더 소리내어 울었던 기억이 난다.박아정<연출가>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