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대구 1t급 전기화물차 ‘칼마토’ 성공할까
환경부 인증 검사에서 1회 충전 주행거리가 85㎞로 평가된 국내 첫 1t급 전기화물차 ‘칼마토(CALMATO)’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대구국가산단에 입주한 제인모터스는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인증을 모두 통과하고 칼마토를 국내 1t 전기차로는 처음으로 출시한다고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전기승용차보다 배터리량 적고
주행거리도 사실상 기대 못미쳐
현대차, 올 ‘200㎞ 주행’ 車 출시
시장 경쟁서 밀려 수요 없을수도
환경부의 ‘전기자동차 보급대상 평가에 관한 규정에 따른 평가 결과’를 보면 칼마토는 도심 주행에서 최대 96㎞, 고속도로에서는 72㎞를 달릴 수 있다. 이는 모두 물건을 적재하지 않은 ‘공차’ 기준이다. 물건을 싣거나 냉·난방을 사용하면 주행거리는 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칼마토와 같은 방식으로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측정한 기아 쏘울 전기차는 상온에서 254㎞를 달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저온일 경우 178㎞로 주행거리가 큰 폭으로 감소한다. 쏘울 전기차의 배터리 용량은 칼마토(34.34㎾h)를 상회하는 39.24㎾h다. 1t의 물건을 실어야 하는 상용차가 공차 기준으로 승용차의 배터리 용량보다 낮은 것이다. 반면에 국비 보조금은 칼마토가 1천800만원으로 쏘울 전기차에 비해 2배 많다.
이에 대해 제인모터스는 칼마토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복합모드(도심과 고속도로 주행거리를 합한 것)로 보면 121㎞라고 주장한다. 도심주행에서는 최대 137㎞까지 달릴 수 있지만, 최악의 주행환경(급가속, 저온주행 등)을 고려한 5-Cylce 보정 기준으로 85㎞를 달릴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교통환경연구소 관계자는 “국내에서 출시하는 전기차는 국가에서 지정한 연비 산정방법으로 주행거리를 잰다. 도로에서 실제로 있을 법한 모든 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그걸 무시하고 허위광고하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문제를 삼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칼마토의 주행거리를 직접 측정한 한국환경공단 자동차인증검사팀 관계자는 “공차 상태에서 측정한 주행거리라서 실제 주행거리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전기차의 단점으로 지적돼 온 짧은 주행거리를 개선하지 못한 탓에 칼마토가 전기차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점이다. 대구시의 1t 전기화물차 개발 및 양산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이르면 올해 말 1회 충전 주행거리가 200㎞에 달하는 전기상용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구동모터와 배터리 등 전기차의 핵심 부품을 대기업의 완제품을 사들여 조립한 칼마토는 현대차의 전기상용차에 비해 가격은 높은 반면 주행거리는 절반 이하로 짧다.
이에 당초 칼마토와 구매 논의를 하던 대형 물류회사들이 실제 구매 확대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구국가산단에 물류센터 건립을 준비 중인 쿠팡은 지난해 칼마토 10대를 우선 구매한 뒤 점차적으로 택배 차량을 전기화물차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2017년 6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고 지난해도 예년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쿠팡이 무리를 하면서까지 칼마토를 구매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높은 가격에 비해 낮은 기술력은 개조의 한계다. 주행거리가 너무 짧아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서 구매하는 것 말고는 수요를 창출할 방법이 없다. 우체국이나 택배 업종의 중소기업에서 칼마토를 도입하도록 하려면 큰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일단 칼마토의 구매처를 늘려볼 계획이다. 쿠팡에서 먼저 칼마토 10대를 구입하기로 했고, 제인모터스 측도 중소·중견 택배사에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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