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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기억의 한편

2019-04-02
[문화산책] 기억의 한편

아무날도 아닌 날 훌쩍 그렇게 떠나가는 여행을 선물처럼 맞는 날이고 싶었다. 언제부턴가 하루하루가 내 삶에 특별한 날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좀 더 내려놓고 비워두는 법에 대해서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모든 것이 특별해질 수는 없다. 또 모든 것에 특별함을 붙일 이유도 없다. 그냥 하루에 또 그 시간에 녹아들었고 머물렀고 생각했다. 그것으로 됐다.

생각해보면 매 순간이 중요한 날이었다. 매 순간이 기억 돼야 했고 매 순간을 위해 살아왔던 것 같다. 무엇 때문일까. 참 힘들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고 살아가기도 바쁜 것 같다.

4월을 맞이하기 전 잠시 머리를 식힐 여유가 생겼다. 일상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느끼고 생각하고 싶었다. 대체적으로 지금까진 대구를 일단 떠나는 것으로 만족했었다. 대구를 벗어나 가는 곳은 대부분 대구보다 더 바쁘게 돌아가는 서울이다. 복잡하고 빠르게 그 안에서 변화되는 문화와 다양한 컬러로 현기증이 날 정도의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더 선명하고 뚜렷하게 정리되는 그 무엇이 있다. 어쩌면 20대 마지막 열정을 쏟아 부었던 그 시간 속 무의식의 기억들이 있어서 일지도 모른다.

가끔 어디선가 보았던, 어디선가 있었던 것처럼, 그리고 기억이 날듯 말듯 헤맨 적이 있었을 것이다. 데자뷔처럼 도대체 이 기억들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기억에 관한 영화 한 편을 이야기하고 싶다. 사실 기억에 관한 영화라기보다 중국 문화대혁명으로 일어난 무너진 한 가족의 아픈 기억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장예모 감독과 공리 주연의 ‘5일의 마중’ 이라는 2014년에 본 영화이다. 이 영화는 주연 배우 공리를 통해 시대 역사적 배경과 흐름 속에서 변해가는 한 여자의 모습 속에서 기억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한 영화다.

공리는 5일이면 집으로 돌아온다는 남편을 마중하기 위해 바로 옆에 돌아 온 남편을 알아보지 못한 채 매달 5일이면 역으로 나가서 남편을 기다린다. 그 모습을 남편은 매번 바라보고 함께 기다려 주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5일이면 자신을 만나러 온다는 희망을 놓지 않고 기억의 한 조각을 잡고 있는 한 여자의 일생을 담담하게 그려내어 더 가슴 아픈 영화로 기억하고 있다. 영화 속 공리가 기억하고 싶었던 것과 끝까지 놓고 싶지 않았던 것, 그 기억은 무엇일지 가늠해 보았다. 영화의 본질적인 질문과 내용에서 벗어나 단지 한 인간의 기억으로 마주하고 싶었던 영화로 기억하고 싶었다.

우리 기억 속에는 놓고 싶지 않은 기억도 있을 것이고 때로는 잊고 싶은 기억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처럼 마음처럼 우리 기억들을 움직일 수는 없는 것 같다.

장현희 (제28회 전국무용제 총괄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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