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00406010000804

영남일보TV

  • [TK큐] 보이지 않는 사람까지 생각한 설계…웁살라의 이동권
  • 달성청춘별곡 시즌2, 현풍읍 중8리…웃음과 노래로 하나 된 마을

[금주의 영화]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

2020-04-10

두번째 삶 살 수 있는 미스터리 게임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

민(티라돈 수파펀핀요)은 모든 기억이 지워진 채 병원 영안실에서 깨어난다. 자신이 누구인지, 왜 병원에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그때 민 앞에 나타난 신이 그에게 두 번째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며 미션을 제안한다. 100일 안에 자신이 깨어난 몸의 주인인 고등학생 민을 죽음으로 몰고 간 사람을 찾아내라는 것. 신이 던진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민의 흔적을 뒤쫓던 그는 민의 가족과 친구들이 숨기려는 충격적인 비밀들을 알게 된다.

모리 에토의 '컬러풀'을 원작으로 한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이하 '신과 나')는 '셔터' '샴' 등을 연출한 태국의 공포영화 감독 팍품 웡품의 신작이다. 그의 대표작 '셔터'와 '샴'이 죄책감이 불러들인 원혼의 이야기로 공포심을 이끌어냈다면, 공포 요소를 상당 부분 배제한 '신과 나'는 미스터리와 판타지, 드라마의 장르적 결합으로 파생되는 흥미로운 결과에 천착한다. 대신 감독의 특장인 공포영화의 관습과 장치들을 그 과정에서 다른 방식으로 활용했다.

이야기의 짜임새는 나쁘지 않다. 다양한 장르가 덧입혀졌지만 그 무게에 짓눌리기보단 나름 장르적 색채를 균형감 있게 펼쳐낸다. 민의 육신으로 되살아난 그가 민이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친구들과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는 전반부는 마치 하이틴 로맨스를 보는 듯하다. 가장 먼저 다가와 민을 챙겨준 친구 리(사루다 키엣와라웃), 민이 첫눈에 반해버린 우등생 파이(체르쁘랑 아리꿀)와 어울릴 때 그가 종종 미션을 망각하는 이유다. 그럴 때마다 나타난 신은 "모래시계는 떨어지고 있다"며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반면, 누구보다 민을 사랑하지만 표정은 늘 어두운 엄마(수콴 불라쿨), 냉랭하게 민을 대하는 형 멘(누타싯 꼬띠마누스와닛)과 아빠(타네 와라카누크로)와 엮일 때는 스릴러적 분위기로 반전된다.

영화는 민을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미스터리한 관계를 통해 긴장감을 쌓아간다. 그들 모두는 감추고 싶은 아픈 기억들을 하나씩 갖고 있다. 때문에 민이 자살을 시도한 이유가 그들의 과거와 연관돼 있음을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다. 이 과정에서 팍품 웡품 감독은 전작들을 통해 끊임없이 반복해온 사진이라는 오브제를 또 한번 유용하게 활용한다. 공포물에서 보여준 깜짝 충격 효과나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반전은 없지만 마지막까지 힘을 잃지 않고 이야기를 끌고 나간 건 미덕이다. 적절한 CG의 배치도 좋았다. 단순한 인물 구도와 평면적인 배경 묘사 등의 아쉬움을 충분히 상쇄할 만하다. (장르:스릴러 등급:15세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윤용섭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연예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