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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향<샘갤러리 대표> |
김광석길과 이어지는 골목길에 위치한 샘갤러리는 ㄱ자 한옥에 마당과 작은 화단이 있는 정사각형의 아담하고 예쁜 공간이다. 2012년 당시 이곳을 찾았을 때 '사글세 10만원'이라고 삐뚤삐뚤하게 쓰인 너덜한 종이가 나무 대문에 붙어 있었다. 문이 조금 열려 있어 살짝 밀었더니 "끽~"하는 소리가 나며 열렸다. "계세요?" 해도 인기척이 없었다. 다시 목소리를 더 크게 해서 "여기 세 혹시 나갔어요?" 하니 내다보지도 않고 어떤 할머니가 "나갔어" 했다.
주변에 있는 작가들에게 수소문해 봤더니 사연이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입주하게 된 공간은 방과 상가를 합해 4.5평 정도. 낡은 셔터문이 있는 윈도 두 개 사이의 출입문을 열면 상가가 있고, 상가를 통해 방으로 들어간다. 방은 마당으로 연결된 문이 있어 좁은 마당과 화단이 한눈에 보인다. 방천시장이 번성했을 때는 신발·화장품 가게 등과 함께 살림도 했다고 하는데, 오랫동안 제대로 사용하지 않아 무너져 내릴 것 같았다.
실제 공사 중 천장이 무너져 내려 기와 조각, 흙, 먼지가 산을 이루었다. 싱크대와 벽지를 뜯어내고, 장판을 걷어낸 쓰레기가 한 트럭이었다. 전시공간과 작업공간으로 바꾸는데 약 3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인테리어를 하는 오빠가 당시 바닥과 조명, 공간 특성을 고려한 부자재를 만들고 손으로 하나하나 끼워 맞추었다. 1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그대로 잘 사용하고 있다.
개인작업, 전시, 체험활동을 하는 공간으로 사용해왔으나 외부활동이 잦아 빌 때가 많아 레지던스 공간으로도 활용됐다. 이 갤러리에서 전시를 했던 이들이 다시 찾아오기도 한다. 이번엔 경북대 학생이 좀 긴 시간 동안 사용하고 싶다며 계획안을 들고 다가왔다. 그녀는 고등학생이었을 때 그룹전, 대학생이 된 후인 지난해 동화책과 설치작업으로 개인전을 진행해 샘갤러리와는 세 번째 인연이다.
여러 사항을 검토 후 6개월을 약속하고 공간을 재정비해 2012년 당시와 같이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으로 만들었다. 그녀는 이미 전시 섭외를 진행하고 있으며 6월1일 예정된 첫 전시는 2인전으로 기획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한다. 20대 초반인 그녀의 움직임과 생각을 따라가기는 힘들지만, 이 공간에서 발견해나갈 그 무엇은 상상해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그녀도 내가 그랬던 것처럼 성찰과 다양한 시도,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좀 더 단단해진 자신과 만날 것이다. 그녀와 샘갤러리의 활동 및 변화가 기대된다.
김미향<샘갤러리 대표>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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