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국민 지급 재정부족분 기부로 일부 충당" 방안 공언
고위직 공무원 '릴레이' 동참하자 하급직원도 참여 압박 느껴
신청 중 '실수로 기부' 혼란에 일각선 "사용처 모르니 꺼려져"
기부제도 '실효성 의문' 대구시 2차지급때 채택할지 미지수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기부 액수 비율이 0.2%에 그치자 재난소득 지급에 있어 기부제도 '무용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 2차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대구시 역시 추가로 지급하는 재난자금은 시민 모두에게 지급할 의사를 밝혀 향후 기부제도를 채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6일 임이자(미래통합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긴급재난지원금 기부 현황'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총 282억1천여만원의 재난지원금이 자발적으로 기부됐다. 지원금 신청 시 기부한 금액은 약 275억8천만원이며 수령 후 반환된 금액은 약 6억3천만원으로 집계됐다.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이 완료되지 않아 정확한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신청률이 95%를 넘어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종 기부액수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난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은 가구가 모두 기부한다고 해도 기부 총액은 7천억원 정도로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의 경우 5월 말 기준 신용·체크카드 포인트 기부금은 10억2천644만원이고 선불카드 및 온누리 상품권 미수령 기부금을 합산하면 11억643만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행정안전부는 기부금 조회를 하지 못 하게 조치해 지자체에서 정확한 기부액수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6월부터 기부금 조회가 안 되고 있다. 하지만 신청률이 98%가 넘었기 때문에 기부액수는 현재 금액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의 수혜 대상을 '전국민'으로 설정하면서 재원부족이 문제로 떠오르자 '기부'로 충당하겠다고 중재안을 내놨다. 2차 추경 당시 지급 대상을 전국민으로 확대하려면 3조~4조원의 증액이 필요했는데 이때 더불어민주당은 "자발적 기부와 부가가치세 환수를 통해 실제 예산 증액 규모를 1조∼2조원 정도로 절감할 수 있다"고 공언했고 청와대 역시 "긴급성과 보편성 원칙 하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 대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회 지도층과 고소득자 등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재정적 부담을 경감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재난지원금 기부 액수가 예상에 미치지 못한 것. 시민들은 기부제도 자체에 부정적 의견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직원들은 고위직들의 기부 동참으로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아야 했고 재난지원금을 신청할 때 실수로 기부를 선택해 혼란이 초래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모(31·동구 각산동)씨는 "자발적 기부라고 하지만 주는 돈을 받지 않으면 바보 소리 듣는다. 일단 주는 돈은 받고 보자는 심리가 강하다. 소비를 하면서 지역경제를 살리는 효과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또한 대학생 구모(여·27)씨는 "기부를 하더라도 어디에 쓰이는지 정확하게 몰라 꺼려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자발적 기부는 목적이 분명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하혜수(행정학과) 경북대 교수는 "기부로 재정을 확보한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상황은 충당이 힘들다. 같은 형태로 지원금을 주는 것은 안 되고 방향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지난 16일 임이자(미래통합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긴급재난지원금 기부 현황'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총 282억1천여만원의 재난지원금이 자발적으로 기부됐다. 지원금 신청 시 기부한 금액은 약 275억8천만원이며 수령 후 반환된 금액은 약 6억3천만원으로 집계됐다.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이 완료되지 않아 정확한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신청률이 95%를 넘어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종 기부액수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난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은 가구가 모두 기부한다고 해도 기부 총액은 7천억원 정도로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의 경우 5월 말 기준 신용·체크카드 포인트 기부금은 10억2천644만원이고 선불카드 및 온누리 상품권 미수령 기부금을 합산하면 11억643만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행정안전부는 기부금 조회를 하지 못 하게 조치해 지자체에서 정확한 기부액수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6월부터 기부금 조회가 안 되고 있다. 하지만 신청률이 98%가 넘었기 때문에 기부액수는 현재 금액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의 수혜 대상을 '전국민'으로 설정하면서 재원부족이 문제로 떠오르자 '기부'로 충당하겠다고 중재안을 내놨다. 2차 추경 당시 지급 대상을 전국민으로 확대하려면 3조~4조원의 증액이 필요했는데 이때 더불어민주당은 "자발적 기부와 부가가치세 환수를 통해 실제 예산 증액 규모를 1조∼2조원 정도로 절감할 수 있다"고 공언했고 청와대 역시 "긴급성과 보편성 원칙 하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 대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회 지도층과 고소득자 등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재정적 부담을 경감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재난지원금 기부 액수가 예상에 미치지 못한 것. 시민들은 기부제도 자체에 부정적 의견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직원들은 고위직들의 기부 동참으로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아야 했고 재난지원금을 신청할 때 실수로 기부를 선택해 혼란이 초래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모(31·동구 각산동)씨는 "자발적 기부라고 하지만 주는 돈을 받지 않으면 바보 소리 듣는다. 일단 주는 돈은 받고 보자는 심리가 강하다. 소비를 하면서 지역경제를 살리는 효과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또한 대학생 구모(여·27)씨는 "기부를 하더라도 어디에 쓰이는지 정확하게 몰라 꺼려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자발적 기부는 목적이 분명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하혜수(행정학과) 경북대 교수는 "기부로 재정을 확보한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상황은 충당이 힘들다. 같은 형태로 지원금을 주는 것은 안 되고 방향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정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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