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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코로나와 추석

2020-09-29

백수범
백수범〈변호사〉

다시 추석이다. 이번에는 코로나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이다. 연로하신 부모님의 건강을 위해서,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서, 우리 모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정부가 이번 추석에는 고향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하고 있고, 사람들도 가급적 자제하려는 것 같다. "잘 있으니 오지 마라"고 자녀들을 안심시키는 부모님의 동영상이나 "불효자는 '옵'니다" "아범아, 이번 추석에는 코로나 몰고 오지 말고 용돈만 보내라" 같은 현수막, 그리고 "조상님은 어차피 비대면, 코로나 걸리면 조상님 대면" 같은 포스터처럼 재치있게 고향 방문을 자제하자는 움직임이 많이 보인다.

조선시대 선비들도 홍역이나 천연두 같은 감염병이 돌 때는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 명절 차례를 지내지 않았다는 기록들이 있다고 한다. 54만점가량의 민간 기록유산을 보유한 한국국학진흥원이 소장 중인 조선시대 선비 일기 780점을 살펴보니, 경북 예천군에 살았던 초간 권문해는 '초간일기' 1582년 2월15일자 일기에 "역병이 번지기 시작하여 차례를 행하지 못하니 몹시 미안하였다"면서 "나라 전체에 전염병이 유행하는 탓에 차례를 지내지 못해 조상님들께 송구스럽다"고 적었고, 안동 예안의 계암 김령 역시 '계암일록' 1609년 5월5일자에서 "역병 때문에 차례(단오)를 중단했다"고 하며, 안동 하회마을의 류의목은 '하와일록' 1798년 8월14일자 일기에 "마마(천연두)가 극성을 부려 마을에서 의논하여 추석에 제사를 지내지 않기로 정했다"고 기록돼 있다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명절에 어른을 찾아뵙고 차례를 지내는 풍습을 갖고 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는 많은 자식이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바쁘게 지내면서 명절이나 제사 또는 특별한 가족행사 때나 겨우 부모님을 한 번씩 찾아뵙는 패턴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그중에 한 번 뵙는 추석을 건너 뛰자니 아직도 고민되고 죄송스러운 분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내년 명절에 가족들이 건강하게 만나려면 이번 추석은 최대한 이동을 자제하는 것이 어떨까. 전국적으로 매일 적어도 수십 명이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고 있고,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비율도 적지 않다. 고향길에 나선다면 아무리 조심하더라도 감염위험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평화롭고 안전한 일상을 하루빨리 되찾기 위해서 이번 추석은 '비대면'이 어떨까.백수범〈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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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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