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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현악기의 이해(2)

2020-11-26

김다현
김다현〈비올코리아 대표〉

바이올린 제작자는 보통 1년에 6~12대의 악기를 만든다. 물론 이것은 일하는 모든 시간을 제작에만 전념하였을 때이다.

현악기 제작을 영화와 비교하자면 제작자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고, 수리사는 영화 편집자라고 생각하면 된다. 영화처럼 악기 제작은 흐름과 연속성이 아주 중요하다.

영화의 시작이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라면, 악기는 모델을 설계하고 디자인해야 하며 가장 마지막인 소리를 미리 구상하고 생각해야 한다. 감독이 하나의 작품이 끝나기 전 다른 작품을 촬영하기 어렵듯이, 악기 제작 역시 마찬가지다. 때문에 제작에만 몰두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외곽에 공방을 두거나 집에서 일을 하는 제작자도 많이 있다. 물론 장인의 반열에 오르기 전까지는 많은 연주자와 소통을 하며 성장하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방해받는 것을 굉장히 꺼려 한다.

반면, 수리사의 경우 완성된 악기 안에서 한 부분을 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일의 연속적인 흐름보다 짧은 시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감독이 만든 영화를 편집을 통해 관객의 입맛에 맞춰주는 역할이 있듯 수리사 또한 완성된 악기를 연주자 각자의 스타일에 맞춰 주는 역할을 한다. 수리사는 본인의 악기가 아닌 연주자의 악기를 항상 다루기 때문에 자신을 악기를 만드는 제작자보다는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특히 연주자 각자의 주관적인 소리를 맞춰야 하는 부담감을 항상 가지고 있다.

제작과 수리는 상호보완적이지만 깊이 들어가 보면 분명 나눠져 있는 분야다. 수리를 공부하기에는 많은 연주자들이 있는 곳이 아주 적합하다. 이 때문에 한국도 전 세계에서 수리를 탐구하기 좋은 곳으로 통하며, 실제로 한국은 세계적으로 수리 수준이 아주 높다. 가장 제작하기 좋은 환경을 가진 도시는 이탈리아의 크레모나다. 오랜 전통을 가진 제작학교가 있기도 하지만, 아주 많은 제작자들이 살고 있으며, 나무와 도구를 구하기가 쉽고, 제작 공부를 하는 동안 많은 장인을 만나 쉽게 질문하고 성장하기 좋은 유일한 도시다. 필자도 제작의 꿈을 안고 10여 년 전 크레모나에 처음 발을 디뎠다. 고국으로 돌아와 수리사로 살고 있는 이 시간에도 내 악기를 설계하고 디자인하며 제작하던 그 시절이 너무나도 그립다.

처음과 끝을 스스로 결정하는 제작이라는 것이 너무나 매력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김다현〈비올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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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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