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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타워] "김종인·주호영은 사과하라"

2021-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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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범 사회부장

예상했어야 했다. 조짐은 많았다. 집권세력의 입에서 대구경북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이 숱하게 나왔다. 지난해 코로나19 대구 유행 당시 '대구 봉쇄론'은 일부 몰지각한 인사의 실수가 아니었다. 대구를 버려도 상관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지 않으면 나오기 힘든 발언이었다. TK 출신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고향'을 향해 '말의 칼'을 휘둘렀다. 유 이사장은 "권영진 대구시장이 코로나19를 별로 열심히 막을 생각이 없지 않나 하는 의심까지 든다"고 했다. 공포영화 같은 현실에 고통스러워하는 대구경북 사람들의 가슴을 '세치 혀'로 사정없이 갈랐다. 친여 인사 김어준씨는 코로나 사태를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라고 했다. 'TK 손절론'이 나오기도 했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국회 국토교통위를 통과했다. 대구경북 신공항 특별법은 보류됐다. 공항 특별법이 영남권을 갈라놓은 셈이다. 정부와 여당은 대구경북을 '사석' 취급했다. TK 손절론의 연장선상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뒤늦게' 분노에 떨고 있다. 홍준표 의원의 지적처럼 버스는 이미 떠났다. 대구경북 정치권의 밑천이 드러난 꼴이다. 전략도, 의지도 없는 모습이다.

국민의힘도 'TK 손절론'에 일조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앞장섰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찬성 입장을 밝히며 대구경북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김 위원장은 TK 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질문에 "가덕도 신공항을 하는 걸로 일단 국민의힘이 의견을 모았기 때문에 더 이상 다른 얘기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 무례한 발언이다. '텃밭'인 대구경북의 정서는 신경쓰지 않겠다는 말을 대놓고 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행보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중요하다. 차기 대선을 위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함께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선거다. 부산시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가덕도 신공항을 찬성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여당의 '영남권 갈라치기'에 휘말려 어정쩡한 태도를 보인다면 부산 민심을 잡기 어려울 것이다. 대구경북 입장에선 서글프지만 냉정한 '정치적 현실'이다. '머릿수'로 밀어붙이는 여당의 횡포에 원칙과 논리로 대응하기도 어렵다.

사정이 이렇다면 '대안'을 연구했어야 했다. '영남권 투포트 (Two Port)' 체제를 고민했어야 했다. 부산경남울산의 가덕도 신공항과 대구경북 신공항이 경쟁하고 보완하면서 동시에 '하늘길'을 여는 그림을 그렸어야 했다. '영남권 투포트' 체제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작업을 검토하고 행동에 나서야 했다. 대구경북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둥대다 뒤통수를 맞았다.

버스가 떠난 자리에서 '비판'이 난무한다. 충분히 나올 수 있다. 각성의 효과도 있다. 다만 비판에 머물러선 안된다.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수시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

지금 대구에선 '대구시민주간'이 펼쳐지고 있다. 국채보상운동 기념일이자 대구시민의 날인 21일부터 코로나19를 극복한 '시민정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대구 최초 국가기념일인 28일(2·28민주운동 기념일)까지 진행된다. 대구시민주간에 일어난 '대구경북 신공항 특별법 보류 사건'은 시민들에게 자괴감을 들게 했다. 상처 입은 '시민정신'을 보듬어야 한다. 일단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대구경북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조진범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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