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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민〈공연예술창작소 The공감 예술감독〉 |
산을 오르다 보면 맞은편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조금만 힘내십시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응원의 메시지가 정상까지 남은 거리에 상관없이 쓰인다는 것이다.
숨이 턱까지 차서 걸음을 포기하고 싶을 때 들리는 응원의 목소리는 큰 힘이 된다. 등산이 힘든 이유는 정상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없기에 더 힘든 것이다. 어찌 보면 지금의 코로나시대가 그 끝을 알 수 없기에 더 힘든 것이 아닐까?
지난해 3월12일 미국 브로드웨이의 모든 공연장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때문에 문을 닫아야만 했다. 그때는 그 누구도 1년 넘는 시간 동안 공연이 없을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뉴욕 시내에서 코로나19 전염병으로 하루에만 몇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수많은 실업자들이 생겨날 줄 누가 알았을까? 브로드웨이에서 세트디자이너로 활동하며 토니상을 받은 젊은 예술가도 작품이 없어 대형마트의 창고정리를 해야 생계를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접종을 하고 있으니 정말 끝이 보이는 듯하다. 코로나와 백신의 음모론으로 골치가 아팠던 미국도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전에 백신을 맞고 퇴임했다고 하니 많이 잠잠해진 상황이다. 그리고 SNS에 백신접종을 독려하는 인증샷을 다양한 방법으로 올리고 있다. 며칠 전 유명한 첼리스트인 요요마가 두 번의 백신을 모두 맞고 음악가로서 자신이 돌려줄 것은 음악밖에 없다면서 그 장소에서 15분 동안 연주한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뉴욕 주지사 쿠오모는 4월부터 브로드웨이의 극장들이 다시 불을 밝힐 것이라고 발표했다. 비록 입장객 규모는 전체 객석의 33%, 실내 최대 100명, 야외 최대 200명이라는 제한사항이 있지만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이뿐만 아니라 배우협회에서는 배우들이 무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하니 우선적으로 백신을 투여해줄 것을 요구했다.
가끔 한국에서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조장하는 뉴스를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만 든다. 이제 우리는 힘들게 정상을 향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줄 때다. "이제 정말 다 왔습니다."박재민〈공연예술창작소 The공감 예술감독〉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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