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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민 〈공연예술창작소 The공감 예술감독〉 |
브로드웨이 뮤지컬 '위키드'가 오는 6월부터 다시 공연된다는 뉴스를 접했다. 팬데믹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대한민국 서울에서 '위키드'가 공연되기 시작했다는 소식도 함께 전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최소한 미국보다 공연을 하기에 안전한 상황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뉴스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 중 하나인 '위키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면서 지금 시대와 많은 부분이 연결되어 있다. 작품 속 주인공 엘파바는 피부색이 녹색이라는 이유로 마녀가 되어야 했다. 그녀는 단지 피부색이 다르다고 차별받고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
우리는 얼마 전 미국 애틀랜타에서 일어난 충격적 사건을 통해 이것이 비단 뮤지컬 속 세상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끔찍한 사건은 동양인을 목표로 한 인종차별과 혐오에서 비롯된 것으로 미국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가해자가 감리교단의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교육받고 자란 아주 성실한 청년이었다는 것이 충격을 더한다.
사실 작년 3월 미국에서 팬데믹이 시작되었을 때 나는 집 밖에 나가는 것조차 두려울 때가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시작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많은 동양인이 혐오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가끔 산책 나갈 때도 반대편에 누군가 걸어오면 괜한 오해가 생길까 두려워 더 조심하고 길을 비켜줬던 기억이 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직접적으로 나에게 인종차별적 행동을 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아주 당연한 이야기지만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의 많은 구성원들이 나를 편견 없이 대해줘서 감사하기까지 했다.
2021년 대한민국에서는 이러한 혐오와 차별이 없는 것일까? 슬프게도 그렇지 않다. 지난겨울 외국인 노동자가 난방시설이 고장난 비닐하우스에서 동사했다는 뉴스를 접하지 않았던가? 그들이 생활했던 공간이 공개되었을 때 많은 사람이 충격을 받았다. 인간에 대한 존엄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옛날 가난했던 대한민국의 많은 국민이 해외에서 외화벌이할 때 당했던 설움을 돌아봤으면 좋겠다.
"인종차별은 영혼의 병이다. 어떤 전염병보다 많은 사람을 죽인다." 넬슨 만델라.
박재민 〈공연예술창작소 The공감 예술감독〉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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