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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태만 〈파이데이아 공동탐구지도자〉 |
만나고 싶을 때 만날 수 있던 시절이 그립다. 온택트로 서로를 보는 것 말고 말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직접적인 만남보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화상 회의가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기존에 필자가 참여하던 독서토론회는 매월 1회 정기적으로 한 장소에 함께 모이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지난 몇 달간 집합 금지 기간이 이어지다 보니 직접 만나서 토론할 수 없었다. 회원들은 기약 없는 기다림을 지속할 수 없어서 화상 회의 방식의 온라인 토론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다들 인터넷 프로그램 사용이 어색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어찌보면 팬데믹을 헤쳐나가며 불가피하게 모색한 또 다른 소통의 방편이다.
화상 토론이 공간적 제약으로부터 벗어나게 한 점은 무엇보다 높게 평가할 부분이다. 직접 만나기 위한 이동에 소요되는 시간과 여러 교통편 이용에 지출되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에 머무르면 외출에 필요한 옷차림에 덜 신경써도 되니 이 역시 좋은 점이다. 화상 회의로 토론하면 자료를 모니터에 바로 공유하여 볼 수 있고, 토론 과정을 녹화하여 보관할 수도 있다. 만약 토론에 불참했더라도 녹화 파일을 재생하면 토론 내용을 뒤늦게나마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화상 회의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한꺼번에 너무 많은 시선(eye contact)을 받는 게 피로감을 증대시킨다고 한다. 더구나 눈빛이나 몸짓 등 다양한 신체 언어를 이용한 의사소통이 제한돼 자기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려면 비언어적 신호의 표현에 더욱 신경이 쓰인다. 집에서 참여하더라도 독립된 공간이 확보되지 않으면 가족들의 동선에도 꽤 신경이 쓰인다. 무엇보다도 화상 토론은 직접 만나서 토론할 때 느낄 수 있는 인간적인 따스함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한다. 토론을 마치고 함께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감성적 교류를 할 수 없으니 말이다.
아직 해결해야 할 단점이 많지만 온라인 화상 회의는 이제 피할 수 없는 문화 현상이 되었다. 화상 토론 진행자는 참여자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진행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참여자들 또한 자연스러운 소통을 위해 노력해 간다면 새로운 토론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만나고 싶을 때 만날 수 있던 시절이 여전히 그립다.
배태만 〈파이데이아 공동탐구지도자〉
배태만 파이데이아 공동탐구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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