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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대구경북 車부품기업 오너에게 듣는다 .2] 이재하 삼보모터스 회장

2021-04-08

"예측하기 힘든 미래車 시장, 트렌드 선제대응 못하면 생존 어려워"
미래차는 움직이는 IT디바이스
구글·애플 가세로 경쟁 더 치열
아이템보다 기술 중심 시장확보
新부품 탄력적 생산체계 구축중
글로벌 1위 제품 기업 키우려면
대구 R&BD센터 조성 꼭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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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하 삼보모터스 회장이 지난 2일 영남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동차산업의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계명대 회화과 서양화 전공, 포항 대동고 미술교사. 국내외 13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자동차부품 기업 회장의 커리어와는 왠지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대구상의 회장까지 맡고 있는 이재하 삼보모터스 회장에겐 미술 전공이 자동차부품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다. 지난 2일 대구상의에서 이 회장을 만나 급변하고 있는 자동차산업의 전망과 경영 철학 등에 대해 들어봤다.


▶근황은 어떠신지.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의지와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이런 것을 어떻게 실천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특히 시기적으로도 (자동차산업은) 중요하다 보니 더욱 그렇다. 항상 고민하고 있다."

▶자동차부품업과의 인연은 언제부터였으며, 특별한 계기는 있었나.

"미술 전공 후 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하던 중 보험회사 친구의 요청으로 자동차부품 관련 도록을 그리게 된 것이 계기라면 계기라고 할 수 있다. 부품 도록을 그리다 문득 제품을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자동차부품업에 도전하게 됐다. 우연한 기회와 생각의 전환으로 40년 넘게 자동차부품업의 한길로 걸어오고 있다. 처음엔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다. 당시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는 게 쉽지 않았다. 그때 느낀 것이 모든 일을 할 때는 배워야 된다는 것이었다. 배우고 익히고 특히 이를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실감했다. 기회가 주어질 때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

▶삼보모터스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삼보모터스의 전신은 1977년 설립한 삼협산업이다. 당시 5명의 직원 수가 지금은 3천300명이 됐다. 자동차의 동력전달용 변속기 부품과 엔진 및 연료 등에 탑재되는 파이프류, 전기자동차 감속기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삼보모터스는 현재 국내 7개 법인, 해외 6개 법인 및 4개 영업지사를 포함 총 17개의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차에 대한 사랑이 남다를 것 같은데, 지금 타는 차는.

"줄곧 현대자동차를 이용해 왔고, 지금도 제네시스 G90을 타고 있다."

▶자동차산업에 큰 변화가 몰아치고 있다. 자동차산업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자동차산업은 최근 몇 년 사이 '안전' '편의' '친환경'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발전해 오고 있고,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는 자율주행 전기차의 모습으로 발전할 것이다. 현재의 엔진과 파워트레인 중심의 '이동수단'에서, 인공지능·이동통신·배터리 중심의 '움직이는 IT(정보기술) 디바이스'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이는 구글·애플 등 IT업계를 비롯한 새로운 경쟁사의 출현과 신(新)경제 구도를 형성해 보다 치열한 경쟁 체제로 산업 구조가 재편될 것으로 판단된다. 또 끊임없는 신기술의 등장과 접목으로 향후 자동차산업 시장은 더욱더 예측하기 힘든 변화와 혁신의 기로에 놓이게 될 것이다."

▶삼보모터스도 기존 내연차 중심의 사업구조를 친환경 미래차로 재편하는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안다.

"미래 자동차 시장의 변화와 트렌드를 사전에 예측하고 선제적인 대응체제를 구축해 나가지 않는다면 현 경쟁 구도에서 생존해 나가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삼보모터스에서도 미래차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R&D(연구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시행해 왔고, 특히 '친환경 미래차'라는 큰 테마에 포커스를 맞춰 선행 개발을 이어왔다. 2015년 전기자동차 감속기 개발 및 양산화 성공이 가시적인 첫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전기자동차용 핵심 부품뿐 아니라 수소연료전지 부품까지 그 영역을 확대해 지속적인 프로젝트 수행 및 아이템 핵심 기술 개발에 성공, 양산화까지 적극 추진 중에 있다."

▶내연기관차에 대한 부품 생산도 병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 전기차와의 비중은 어느 정도로 갈 계획인지.

"친환경으로 재편되는 미래 자동차 시장은 내연기관의 핵심 부품 수요 감소가 확실하다. 삼보모터스는 시장 확보 전략을 아이템적 접근보단 공법 및 기술로 접근해 기존의 설비 능력과 기술개발 능력을 고도화해 친환경과 내연기관 부품의 범용 생산라인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의 생산 능력 체제는 유지토록 하고 동시에 새롭게 편성되는 전기차 등 신(新) 부품에 대한 생산능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향후 사업장의 각 운영 비중은 자동차 시장의 변화와 그 수요에 맞게 유연함을 기반으로 보다 탄력적으로 생산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대구상의 회장 연임을 축하드린다. 9년 만에 연임 회장이 됐는데,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지역 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이 세계 1위가 되는 그런 강소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구에 R&BD(사업화연계기술개발)센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 취임사에서도 강하게 의사를 밝혔다. 동대구소방서 후적지 개발로 R&BD센터를 유치해 기업 연구소, 정부 연구기관, 대학 연구소, 그리고 디자인 분야를 비롯해 자금을 지원할 금융기관까지 집적화해 지역 기업에 연구개발 초기단계부터 최종 제품생산까지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R&D가 활성화되고 기관 간에 시너지효과도 낼 수 있다. 이를 통해 동대구벤처밸리를 더욱더 활성화시켜야 된다."

▶취임사에서 밝힌 대구경북디자인센터 매입과 관련한 큰 그림은.

"동대구소방서 후적지 개발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곳이 많지만,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권영진 대구시장께서 화답해 준 것은 대구상의밖에 없다. 지역 기업을 위한 R&BD센터가 건립된다고 가정하면, 대구경북디자인센터도 그쪽으로 이전하는 것이 효과면에서 여러모로 나을 것이다. 디자인센터 건물에 대해 상의에서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대구상의 부지일 뿐 아니라 건물 저층부의 층고가 높아 전시하기에 적합한 공간으로 건축돼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일본 오사카상의의 '기업인 박물관'처럼 '대구기업인 박물관'을 만들고, 나아가 지역 중소기업의 제품관도 만들어 기업을 위한 포털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상의 회장을 떠나 지역 기업인으로서 대구경제를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을 하든 지금 하고 있는 것은 잘하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도 연구해야 한다. 지금 현주소가 세계적으로 어느 위치에 있는지, 앞으로의 먹거리는 무엇인지 늘 고민해야 한다."

▶끝으로 대구시민과 지역 경제인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금 기업인들이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다. 경제 환경이 힘든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인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 정부나 언론, 시민들이 기업인들에게 용기를 줬으면 좋겠다. 100년 기업이 될 수 있도록 가업상속 등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취임사에서 강조한 '기업이 국가다'라는 말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시민 모두가 '농자천하지대본'을 현대에 맞춰 '기업천하지대본'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기업도 사회적책임은 다 하겠지만 요구할 것은 정당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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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경북본사 1부장 임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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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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