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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서보미술관 짓기도 전에 예천군·의회 갈등 있어서야

2021-04-08

예천군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박서보미술관 건립과 관련해 군과 군의회가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 열린 미술관 건립 관련 간담회에서 군의원들은 군이 의회의 결정을 무시하고 사업을 강행한다며 반발했다. 군의회는 지난해 본예산에서 박서보미술관 추진위원회 운영비 전액을 삭감했는데 최근 추진위원회를 열고 수당을 지급해 의회 승인 없이 다른 용도의 예산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전국의 미술관 85%가 적자인데 밀어붙이기식의 건립, 군민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사업이라는 비판도 했다.

예천은 '한국 단색화 거장' 박서보를 배출한 예향의 도시다. 최근 한 미술 관련 기관이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한국 추상미술의 대표작가'를 묻는 조사에서 1위 김환기의 뒤를 이어 박서보가 2위를 차지했다. 김환기가 한국적 추상미술을 시작했다면 박서보는 이를 토대로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단색화'를 만들었다.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회사 크리스티나 소더비에서도 박서보의 작품은 인기가 높다. 이런 측면에서 박서보미술관은 예천의 새로운 명물이 될 수 있다. 나아가 국내외 미술 애호가들의 발길을 끄는 관광자원도 된다. 예천군에서 박서보미술관 건립을 강력히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학동 군수가 영구임대 방식을 원했던 박 화백을 설득, 100여 점의 작품을 기증받기로 해 그동안 우려했던 미술관 전시작의 소유 문제도 해결됐다. 미술관 건립을 위한 기본계획수립 용역도 진행 중이다. 용역이 마무리되면 2022년 예산 신청→2023년 착공 →2024년 준공할 계획이다. 이 계획대로 순항하려면 군과 군의회의 협력이 절실한데 갈등을 빚고 있다니 걱정이다. 박서보미술관은 혈세로 추진하는 군립미술관인 만큼 군의회를 넘어서 주민과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수년 전 있었던 대구 이우환미술관 백지화 사례를 반면교사 삼을 필요가 있다. 그 사업이 하루아침에 백지화된 배경에는 미술관 건립과 관련한 대구시와 의회의 엇박자, 지역미술계의 반대 등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서보미술관 건립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벌써 잡음이 나와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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