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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한마디 말'의 힘

2021-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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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현〈극단 한울림 배우〉

최근 새로운 시도를 거부하지 않기로 마음 먹으면서 맡은 일 중 하나가 뮤지컬 '미스타 호야' 연출이다. 하지만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 배우를 대상으로 한 연출이 처음이어서 두려움도 앞섰다.

연출가로서 이렇다 할 '미장센'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면서 몸이 떨릴 정도의 걱정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에 나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지금이라도 다른 사람이 연출을 해야 한다"고 주변인들에게 피력하기 시작했다. 마침 대구에 있던 '미스타 호야'의 원작 연극 '호야 내새끼'의 작가를 만나서도 같은 하소연을 했다. 나는 작가에게 "작품을 망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식의 우는 소리를 했다. 그러자 작가는 나의 걱정이 별것 아니라는 반응으로 일관하며 "배우들이 다 알아서 해요"라고 답했다.

그 단순하고도 명쾌한 한마디를 듣는 순간 돌덩이마냥 무거웠던 마음의 짐이 절반가량 사라져버렸다. 그러면서 나는 "그래, 연극이라는 것이 혼자만 하는 게 아니지. 배우가 배우의 몫을 하고, 안무가와 작곡가·조연출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하면 되는 거야"라고 되뇌었다. 그저 각자의 역할을 열심히 하고 연출은 이들의 일을 조율하면 되는 거였다.

'다 알아서 한다'는 그 한마디를 붙잡고 의지하며 한 발 한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덕분에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좀 더 수월하게 뮤지컬 '미스타 호야'를 무대에 올릴 수 있었다.

이렇게 단순한 '한마디의 말'도 뭔가를 이끌어갈 마음의 힘이 필요할 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도무지 벗어날 수 없는 어둠 속에 있을 때 '한마디의 말'만으로도 어려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다. 실의에 빠졌을 때 "청소나 하자"와 같은 단순한 말 한마디가 새 출발의 계기가 되는 것처럼.

연출가가 아닌 배우로서 새 작품 연습에 한창인 요즘, 대사를 읊는 나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많다.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을 그 마법 같은 '한마디의 말'이 필요한 시점이다. 선배들에게 "제가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조언을 구했다. 그러자 "응? 그냥 니가 잘하는 거 하면 될 것 같은데?"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거다! 이번 작품에서는 이 '한마디의 말'이 나의 마법주문이다. 단순한 말 한마디에 기운을 얻어 오늘도 힘차게 살아간다. 정선현〈극단 한울림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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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현 극단 한울림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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