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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초아〈아동문학가〉 |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 한 아이가 다른 친구의 등을 퍽 때렸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상황에 놀라 "멈춰"를 외치며 두 아이를 불렀다.
"갑자기 제 머리를 치고 도망가서 화가 나서 때렸어요."
때린 아이가 씩씩거리며 친구를 때린 이유를 설명했다.
"전 장난으로 살살 때렸는데, 얘는 엄청나게 세게 때렸어요."
이야기를 듣던 아이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상황을 들어보니 쌍방과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말한 내용을 토대로 있었던 일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보았다. 그다음, 아이들에게 각자 속상한 것과 서로 미안한 것에 관해 이야기해보라고 했다.
"네가 갑자기 때려서 화가 났어. 하지만 내가 너무 세게 때린 건 잘못했어."
"나도 장난으로 먼저 때려서 미안해."
조금 전까지만 해도 얼굴을 붉히며 싸웠던 두 친구는 언제 싸웠냐는 듯 진지하게 사과를 했다. 두 친구의 행동에 대해 조언을 덧붙이며 사이좋게 지내라고 말했다.
다음 쉬는 시간, 두 아이를 조심스레 살폈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웃으며 놀고 있었다. 그런 아이들의 표정이 구김살 없이 밝아 보였다.
금방 싸우고 돌아서면 다시 어울려 노는 아이들을 보면서 어른들의 관계가 대비됐다. 나이가 들수록 겉으로는 괜찮은 척 웃으며 인사하고 지내지만 속마음을 열어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나 또한 만나기 불편하고 힘든 사람이 있으면 피해 버린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렇지가 않다. 계산적인 관계를 맺지 않는다. 속상하면 울고 기쁘면 웃는다. 그러니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대인관계에서 회복 탄력성이 높다.
살아오면서 속고 이용당한 경험이 많은 어른들은 상대방의 의도를 의심하게 된다. 의심이 쌓이면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열어 보이지 못한다. 좁은 생각의 감옥에 갇히게 되면 자신의 구태의연한 생각들이 진리라고 여기게 된다. 좁은 생각을 지닌 채 나이가 들어가면 표정도 딱딱하게 굳고 어두워진다. 해맑은 표정의 아이들을 보면서 열린 마음을 유지하며 나이 들어가야겠다고 느꼈다. 오늘도 아이들에게 마음을 여는 태도를 배우며 활짝 웃어본다.이초아〈아동문학가〉
이초아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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