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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경〈한의사〉 |
한동안 미술관련 책에 푹 빠졌다. 그림 감상과 함께 화가가 살던 시대의 문화, 역사, 숨은 에피소드 등 그림과 관련된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문다. 예술은 그 시대상을 담고 있기에 그림에 대해 알아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당시의 역사와 문화를 찾아보게 된다. 화가, 화풍, 시대, 나라 또는 미술관 등 다양한 주제별로 책이 나와 있어 어디서부터 시작해도 무방하다. 이 책 저 책을 읽다 보면 별자리가 만들어지듯 어느 순간 궤가 꿰어진다. 좋아하는 가수를 보기 위해 콘서트에 가는 것처럼 그림 공부를 하다 보니 두 눈으로 직접 명화를 보고 싶다는 욕구가 커졌다. 둘째가 대학에 들어가던 해 여름, 가족이 처음으로 유럽여행을 갔다. 우리는 주로 런던과 파리에 머물면서 십여 곳의 미술관을 둘러보았다. 미술책에서만 보던 거장들의 그림을 직접 마주하니 가슴이 벅찼다.
유명한 미술관은 다 돌아보려면 하루도 짧지만, 꼭 봐야 할 작품만 보는데도 한 나절이 걸린다. 미술관 안에서 걷는 양은 의외로 많다. 이럴 때 미술관 안 카페는 커피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며 피로를 풀기에 딱 좋은 장소다. 또 미술관은 유서 깊은 건물이거나 당대 이름난 건축가의 작품이다. 미술관 안이나 뜰에서 차를 마시며 잠시 미술관 자체를 감상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우리나라에도 카페가 있는 미술관들이 꽤 있다. 미술 감상은 혼자 하는 행위다. 그러니 꼭 친구를 대동하지 않아도 된다. 천천히 감상을 하고 나서 그 감상의 여운을 안고 호젓하게 차를 마시는 일은 예술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대체로 미술관 내 카페는 조용한 편이라 혼자가 더 편하기도 하다.
우리가 사는 도시에도 카페가 있는 미술관들이 있다. 대구 가창로 양쪽으로 즐비한 찐빵 가게들을 지나 가창댐 쪽으로 우회전을 하면 영화의 장면이 바뀌듯 풍경이 달라진다. 가로수 터널의 어른대는 그림자와 반짝이는 물비늘을 곁눈질하며 천천히 차를 달리다가 가창댐이 끝나는 곳, 마을 초입에 미술관이 있다. 토요일 오전, 나는 이 미술관의 첫 손님이다. 그림을 감상한 후 야외 테라스나 정원 쪽에 자리를 잡는다. 잘 가꾸어진 정원 너머로 가까운 산과 먼 산, 푸른 하늘이 차례로 겹쳐지고 간간이 들리는 새 소리, 꽃 사이로 팔랑대는 나비, 바흐의 파르티타, 순간 삶이 완벽해진다.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는 정오 즈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림과 자연 속에서 눈과 영혼이 다시 초롱해졌다.
이은경〈한의사〉
유명한 미술관은 다 돌아보려면 하루도 짧지만, 꼭 봐야 할 작품만 보는데도 한 나절이 걸린다. 미술관 안에서 걷는 양은 의외로 많다. 이럴 때 미술관 안 카페는 커피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며 피로를 풀기에 딱 좋은 장소다. 또 미술관은 유서 깊은 건물이거나 당대 이름난 건축가의 작품이다. 미술관 안이나 뜰에서 차를 마시며 잠시 미술관 자체를 감상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우리나라에도 카페가 있는 미술관들이 꽤 있다. 미술 감상은 혼자 하는 행위다. 그러니 꼭 친구를 대동하지 않아도 된다. 천천히 감상을 하고 나서 그 감상의 여운을 안고 호젓하게 차를 마시는 일은 예술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대체로 미술관 내 카페는 조용한 편이라 혼자가 더 편하기도 하다.
우리가 사는 도시에도 카페가 있는 미술관들이 있다. 대구 가창로 양쪽으로 즐비한 찐빵 가게들을 지나 가창댐 쪽으로 우회전을 하면 영화의 장면이 바뀌듯 풍경이 달라진다. 가로수 터널의 어른대는 그림자와 반짝이는 물비늘을 곁눈질하며 천천히 차를 달리다가 가창댐이 끝나는 곳, 마을 초입에 미술관이 있다. 토요일 오전, 나는 이 미술관의 첫 손님이다. 그림을 감상한 후 야외 테라스나 정원 쪽에 자리를 잡는다. 잘 가꾸어진 정원 너머로 가까운 산과 먼 산, 푸른 하늘이 차례로 겹쳐지고 간간이 들리는 새 소리, 꽃 사이로 팔랑대는 나비, 바흐의 파르티타, 순간 삶이 완벽해진다.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는 정오 즈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림과 자연 속에서 눈과 영혼이 다시 초롱해졌다.
이은경〈한의사〉
이은경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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