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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서울〈화가〉 |
공간에 대한 예술인의 어려움을 이야기 해보려 한다. 유튜브 채널 'Bin, gong gan'에서는 대구를 기반으로 한 청년 인디 음악가들이 매주 수요일 자신들의 연주를 공개한다. 다양한 음반이 벽면에 늘어서 있는 작은 공간에서 인디밴드만이 가진 독특한 음악적 색깔과 감성으로 연주되는 음악공연을 무료로 만날 수 있어 무척 아끼는 채널이다.
이 채널을 운영하는 장규빈 감독도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인디밴드 '반다오이'의 리더이자 퍼커셔니스트다. 코로나19로 그는 작년 말부터 음악과 함께 고요히 지내는 일상을 담은 영상을 제작하여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하였다. 올해부터는 자신과 같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대구의 인디음악가들을 초빙하여 무관중 공연을 하고 이를 영상으로 제작하여 공개하고 있다.
장 감독은 지인 소유의 작은 공간을 하나 빌렸고, 그곳을 음악으로 채워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빈 공간'이라 이름 붙여 이곳에서 촬영과 편집을 하고 있다. 작은 인연으로 나 역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나는 공연 때마다 새로운 미술 작품으로 빈 벽을 채우고, 청년 음악가들은 개성 넘치는 음악으로 빈 공간을 채운다. 지원을 받는 프로젝트도 아니고 무관중이라 수익은 발생하지 않지만, 그저 예술을 하고 싶다는 청년 예술가들의 열정만으로도 공간은 풍요롭게 채워진다.
한번은 실력 좋은 서울의 인디밴드가 촬영을 한 적이 있다. 서울에서 대구로 어렵게 내려와 공연하는데 이번 기회에 공연장을 빌려 오프라인 공연을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장 감독에게 물었다. 평소에는 연주공간이 협소하여 밴드 멤버와 촬영 스텝만으로도 북적대는지라 항상 현장이 아닌 유튜브로만 공연을 보는 것이 못내 아쉬워서 한 말이다. 그런데 그는 이미 공연장을 빌려 보려 했지만 비싼 대관요금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심지어 대안으로 시내의 한 카페를 찾아가 문의하니 하루 대관료가 250만원이었단다. 감독이 발견한 공간의 예술적 가능성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상업성만이 남게 되었다.
공간의 경제성만을 따지는 한국의 풍토 탓에 순수하게 작품 발표와 연주 열정으로 뭉친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전시하거나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이 쉽게 주어지지 않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다. 어쩌면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단순한 공간이 아닌 공간에 담아낼 수 있는 예술적 가능성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아닐까.
김서울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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