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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서울〈화가〉 |
지난 토요일 2주간의 해외 개인전을 마무리했다. 전시는 도쿄의 화랑에서 개최되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비상사태 선언을 할 정도로 심각해진 사회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8년간 일본에 있을 때부터 교류해온 지인들과 한결같이 응원을 보내주는 몇몇 컬렉터가 전시장을 방문해 주셨다. 그분들이 방명록에 남긴 응원의 메시지와 위축되지 않은 작품 구매는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일본에서는 작가가 작품을 전시할 때마다 애정 어린 관심을 보여주고 때때로 그림을 구매하는 미술 애호가를 '환(ファン·Fan)'이라고 부른다. 이 호칭에는 단순 투자자와 애호가의 경계를 가르는 일본 컬렉팅 문화의 특징이 반영돼 있다.
한 작가의 팬이 되는 것은 미술대학 학생들의 과제전과 졸업전시를 보러 다니며 그 작가의 남다른 떡잎(?)을 발견하는 즐거움에서 시작된다. 그 작가의 첫 작품구매는 10만원 이하의 저렴한 학생작품이지만 점차 금액과 상관없이 작품을 '지속적'으로 수집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는 젊은 작가가 절망하거나 지치지 않고 작가의 길을 계속해서 걸어 나가라는 응원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응원은 정신적으로 물리적으로 작가를 서포트할 뿐만 아니라 작가의 전시를 기획하는 화랑에도 그 작가를 지지하는 팬이 있다는 신호를 준다. 그리하여 화랑이 해당 작가의 작품 판매 가능성을 감지하고 전시에 계속 섭외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한 명의 작가가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작가가 시장에 소개되고 작품세계가 인정받기 전까지 화랑은 작가의 가능성을 믿고 인내심 있게 기다려야 한다. 또한 컬렉터들이 지속해서 작가를 주시하고 응원하고 있다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요즘 미술시장이 활성화돼 많은 분이 미술 작품을 구매하고 있다. 2007년 미술시장의 호황과 최근의 다른 점은 미술 시장에서 이미 검증이 끝난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구매 대상이라는 점과 20·30대 젊은 컬렉터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술품 투자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은 미술을 사랑하고 즐기는 과정에서 획득될 수 있는 부가적인 보너스다. 작가를 믿고 지속해서 응원하는 애호가 없이는 성공한 작가가 탄생하지 않는다. 이러한 유기적인 관계를 이해해 좀 더 미술을 순수하게 즐기고 작가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기쁨을 누리는 컬렉팅 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라본다.
김서울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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