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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 "어! 인형이 말을 하네"...신기한 복화술로 아이와 어르신을 사로잡다

2021-07-28

이송비씨 복화술사로 20년째 무대 공연
최근엔 전국 줌(Zoom) 시 낭송대회서 최우수상

이송비4
인형과 함께 포즈를 취한 이송비 복화술사

"우울할 땐 개구쟁이 '하하'(7세)가 제게 노래도 불러주고, 사랑쟁이 '또여사'(58년 개띠)는 절 포근하게 안아주기도 해요."

복화술사인 이송비 핑퐁복화술 소리누리 예술원장은 함께 공연을 다니면서 호흡을 맞추어온 복화술 인형들을 마치 무대 위의 주인공을 소개하듯 성격까지 꼼꼼하게 설명한다. 이내 인형을 무릎에 앉히고 마주 보며 음색과 표정을 달리해 대사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1인 다역의 연기를 선보였다.


오른손으로는 입을 움직이게 하고 왼손으로는 인형의 팔에 달린 손잡이를 잡아 올렸다 내렸다 조정을 하면서도 인형이 말을 할 때는 자신은 입술을 움직이지 않고 소리를 내어 마치 인형이 말을 하는 듯 신비감을 더했다.

'사람은 만남과 배움을 통해 성장한다'는 삶의 철학을 가진 이 원장은 2001년 부산과 대구를 오가며 복화술을 배울 만큼 복화술의 매력에 푹 빠져 20년째 복화술사로 무대 위에 서고 있다. 유명한 안재우 복화술사에게 사사를 받기도 하는 등 더 나은 복화술사가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복화술'은 소리를 던져 관객과 함께 무대를 만들어 가는 형태의 공연이므로 복화술사의 역량에 따라 공연의 승패가 좌우된다.


복화술은 입술을 움직이지 않고 소리를 내는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현장에서 관객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그래서 행사장 관객의 연령대, 직업군 등 다양한 정보 수집과 분석을 통해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복화술은 복화술사 혼자 PD, 시나리오 작가, 소품 담당은 물론 현장에서 관객과 호흡을 맞추기 위한 유머와 재치까지 겸비해야 하는 종합예술의 영역이다.

동화구연가이기도 한 이원장은 아이들 앞에서 수업을 하거나 공연을 하는 시간이 많은데 이때 단순히 입술만 움직이지 않는 복화술 이외에 다양한 기법이 사용된다. 복화술의 소리는 '가까운 소리', '먼 소리'가 있는데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 (Distant Voice)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다리는 어린이들에게 '산타 할아버지와 전화 통화하는 설정'이 가능하며, 갇혀있는 소리(Muffled Voice)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형 캐릭터를 가방 속에서 천천히 등장시켜 복화술공연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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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박사,또여사, 하하와 함께 한 이송비 원장
복화술 공연을 하면서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냐는 질문에 이 원장은 "어느 날 유치원 수업 시간에 '집에서는 말을 하는데 유치원에 와서는 말문을 열지 않는 아이'에게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 캐릭터를 통해 관심을 가져주자 단 3주 만에 마이크를 들고 무대 위에서 짧은 시 낭송까지 하게 됐다. 또 요양원 공연을 마친 후 할머니가 인형에게 맛난 것 사주라면서 꼬깃꼬깃 접힌 천 원짜리 열 장을 선뜻 내어놓은 적이 있는데 그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복화술은 인형을 통한 소리예술이지만 몰입도가 높고 설정이 다양해서 유치원, 요양원을 비롯한 각종 축제행사 오프닝은 물론 장애인식개선교육 공연, 공무원 친절교육 음악회 등에서 활용될 수 있다.

물론, 이 원장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해갈 순 없었다.

하지만 이 원장은 현재 'Zoom'을 통한 복화술 제자 양성에 힘을 기울이는 한편, 유튜브 채널(핑퐁복화술 TV)에 꾸준히 영상을 업로드하는 등 공연무대가 없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재도약의 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작가협회 주최 '제1회 전국 줌( Zoom) 시 낭송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 원장은 "시 도입부에 또여사가 사투리버전의 구수한 낭송으로 도움을 줘 상을 타게 된 것 같다" 라며 자신의 복화술 인형 또여사에게 영광을 돌렸다. 

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est@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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