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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거짓말을 타전하다

202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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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극단 나무의자 대표〉

안현미 '거짓말을 타전하다'라는 시를 읽었다. 시에서는 여상을 졸업하고 산동네에 살며 사무원으로 일하지만, 친구도 의지할 가족도 없이 살아가는 화자의 가난한 삶과 고독이 느껴진다. 여상이나 산동네, 등록금, 비키니 옷장 등은 과거 어려운 시절의 향수를 불러온다. 너무나 힘들었던 과거의 기억들이 밀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젊은 시절이지만 꿈을 꿀 수 없었으며, 고아는 아니지만 고아 같은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높은 빌딩으로 출근하는 화자의 모습이 그려지며, 꽃다운 청춘을 팔면서 살았다는 말이 시리도록 슬퍼지지만, 정작 그는 꽃다운 청춘을 팔면서도 슬프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나는 화자가 느끼는 상실감과 절망이 사무치게 느껴진다.

그리고 '고아는 아니지만 고아 같았다'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 같았다' '높은 빌딩으로 출근했지만 높은 건 내가 아니었다' '죽고 싶었지만, 더듬더듬 더듬이가 긴 곤충이 내 이마를 더듬었다'라는 표현은 화자가 지난날을 반복적으로 호출하며 고백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1970년대처럼 연탄가스에 중독되어 죽고 싶었지만, 더듬더듬 더듬이가 긴 곤충이, 내 가족은 아니지만 같은 벌레가 자신의 이마를 더듬으며 자신을 살 수 있도록 만류를 하여 주었다고 한다.

그녀의 삶은 꽃다운 청춘이지만 벌레 같다고 비유되고 있다. 여기서 이 시의 화자는 가난과 고난이라는 역경 속에서 가족은 있지만 도움을 받을 수 없는 현실에 처해있으며, 여상을 졸업하고 산동네에서 한 달치 방세와 쌀을 걱정하며 꿈을 포기한 채 높은 빌딩에 사무원으로 매일 출근하고 있다. 그리고 시장에 홀로 가서 순대국밥을 먹고는 국밥집 아주머니가 왜 혼자냐 묻지 않는 사려 깊음에 감사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20대 꽃다운 나이를 겪는다. 그 시절은 불확실하며 꿈을 꾸고 포기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한계에 부딪혀 좌절도 맞본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사랑도 하면서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시절이라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의 젊은 20대를 보면 괜스레 미안해진다. 학교를 졸업해도 취직하기 힘들고, 직장을 구해도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라버려 내 집 장만이나, 결혼은 점점 힘든 일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인생은 한번 살아 볼 만하다고! 먼저 살아본 선배로서 모든 청춘이 희망을 잃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 본다.
김민선〈극단 나무의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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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 극단 나무의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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