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10721010002714

영남일보TV

[영남타워] '무법의 시간'

2021-07-22

2021072101000683100027141
조진범 사회부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입길에 오르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때리는데 몰두하고 있다. 김 도지사는 '드루킹 댓글조작' 혐의가 인정됐다. 문재인 정권의 실세인 두 사람의 행보를 보면 '닮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사법부를 부정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에서 그렇다.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조 전 장관은 결백을 주장한다. 검찰개혁의 희생양이 됐다는 입장이다. 검찰을 악마화한다. 특히 자신을 수사한 윤 전 총장에 대한 적의를 숨기지 않는다. 조 전 장관은 최근 윤 전 총장의 메시지를 비판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연일 SNS에 올리고 있다.

김 도지사는 21일 대법원으로부터 유죄가 확정된 후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 법정을 통한 진실 찾기가 벽에 막혔다고 진실이 바뀔 수는 없다"고 했다. 결백하다는 입장이다. 사과는 없었다. 당연한 일이다. 잘못을 인정해야 사과가 뒤따르는 법이다. 참 당당한 범죄자다.

'조국 흑서'의 공저자이자 '무법의 시간'을 출간한 권경애 변호사는 문재인 정권을 향해 '합법을 가장해 독재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파시즘도 거론한다. 로버트 O. 팩스턴의 '파시즘(열정과 광기의 정치 혁명)'에 나오는 파시즘의 징표는 '자신의 집단이 희생자라는 믿음, 내부의 적이건 외부의 적이건 모든 적에 대해 법률적·도덕적으로 한계가 없이 어떤 행동도 정당화하는 정서, 필요한 경우 배제적 폭력이라도 동원해 공동체를 더 깨끗하게 더 긴밀히 통합해야 한다는 요구, 지도자의 본능이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이성보다 우월하다는 믿음, 집단의 성공에 바쳐지는 폭력의 아름다움과 의지의 위력을 찬미하는 태도'다. 권 변호사는 '조국 사태'에서 드러난 집권 여당과 지지자들의 행태가 파시즘의 징표라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의 '무법의 시간'은 '조국 사태'의 기록이다. 참여연대와 민변 출신의 권 변호사는 지금 진보진영으로부터 변절자로 불린다. 권 변호사는 "승자의 거짓 기록이 역사가 되게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의 회고록인 '조국의 시간'과 대척점에 있는 책이다. 권 변호사는 조국의 시간을 무법의 시간으로 규정했다. 실명을 거론해 법치 파괴의 흐름을 잘 알 수 있도록 했다. '윤중천 허위 면담보고서 작성 의혹'을 받고 있는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역할이 눈에 띈다.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의 분위기가 그렇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김 도지사의 유죄 판결에 유감을 표시했다. 김 도지사를 희생자로 여기고 안타까워했다. '대깨문'으로 불리는 친문 지지자들을 결집하려는 속셈이다. 상식과 법치의 메시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권 변호사는 "대깨문이 파시스트로 진화했다"고 주장했다. 대깨문에게 정치는 '법 앞에 평등한' 법치주의도 무시할 수 있는 맹목적인 사랑이자 복종이라는 게 권 변호사의 설명이다.

'조국 사태'는 문재인 정권의 모든 것을 대변한다. 또 앞으로 벌어질 '정치적 사건'들을 짐작할 수 있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상식과 공정, 법치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질 것이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야권 인사는 "한 세대가 지나야 정상화될 수 있다"고 했다. 현 정권의 폐해가 너무 심각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무법의 시간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
조진범 사회부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 인기기사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