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백대성 동시인 |
코로나19 팬데믹이 언제 종식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벌써 네 번째 대유행이 번지고 있다. 단계별 집합금지 명령이 어느새 익숙하게 받아들여지는 현실이 안타깝다.
작년 겨울, 필자는 한 달간 제주살이를 했다. 겨울 1차 대유행이 잦아들 즈음이었다. 40대 중반을 넘어 50대를 향해 가는 나이가 가슴 속으로만 품어오던 혼자만의 여행이라는 꿈을 펼쳐야 한다고 다그쳤다. 용기를 내어 혼자 제주살이에 도전했다. 어쩌면 가족들과의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스스로 제주도로 자가 격리하는 것과 같다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행복함에 며칠은 잠도 잘 오질 않았다. 2021년 새해엔 머물던 숙소 창밖으로 온전히 보이는 성산 일출봉과 함께 맞이하는 호사를 누리기도 했다. 사실 방역수칙 강화로 모든 해맞이 명소가 출입 금지 조치가 내려져 성산봉 일출은 눈요기만 해야 했다. 하지만 낯선 방에서 조용히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혼자만의 생각에 젖어 들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았다.
제주도에 머문 지 일주일쯤 지나자, 불현듯 찾아온 불청객이 있었다. 바로 외로움이었다. 혼자라서 좋았는데 갑자기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인간은 누구나 외로운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로움 속에서도 자신을 스스로 지켜낸 사람만이 온전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홀로서기와 반대로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나 또한 많은 관계 속에서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홀로서기가 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삶을 대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 타인의 말과 행동에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리는 사람은 아직 홀로서기가 덜된 사람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지금이 홀로서기에 좋은 시기인 것 같다. 방역수칙 4단계에서는 2인 이상의 모임이 금지이지만, 1인은 어디서나 모일 수도 있고 갈 수도 있다. 지인 중에는 혼자 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보는 것도 한번 해 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번 기회에 홀로서기를 하면서 수고한 자신을 위해 맛있는 스테이크를 선물해도 좋고, 바닷가를 혼자 거닐어 보는 것도 좋다.
정호승의 '수선화에게'라는 시 구절이 떠오른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혼자인 외로움을 직면하고 하루하루 극복해 나가다 보면 외로움도 코로나도 썩 물러갈 것이다.
백대성 동시인
백대성 동시인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