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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 듣는다] 노쇠의 진단과 치료…사망률 높이는 노쇠, 질병보다 더 무섭다

2021-08-24

노화에 따른 생리적 변화·근육 감소 등 원인
걷는 속도 느려지고 악력 줄어…우울 증상도
적절한 운동·단백질 섭취·만성질환 조절해야

[전문의에게 듣는다] 노쇠의 진단과 치료…사망률 높이는 노쇠, 질병보다 더 무섭다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에서 주인공인 99학번 의사 4명은 환자들에게는 가족 같은 관심과 애정을 보인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의 가족, 특히 부모에게는 소홀했다는 것을 뒤늦게 확인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내용이 방영됐다. 드라마 속 이야기이긴 하지만 많은 이들이 자신의 생활만으로 벅찬 현실 탓에 부모의 건강에는 제대로 관심을 가지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100세 시대,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거나 눈앞에 두고 있는 현실은 지금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관심을 가져야 할 부모 세대가 늘었고, 그 기간도 길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12월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대구경북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대구의 고령자는 38만8천명으로 전체 인구 중 16%를 차지, 고령사회에 돌입했고, 2025년에는 고령자 비중이 21%를 넘어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북은 2020년 이미 초고령사회 지표인 20%(20.7%)를 넘어섰다.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7~14% 미만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 20% 미만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된다. 그런 만큼 자녀 세대는 이제 1년에 한 번 건강검진 정도로 마치는 관심이 아니라 일상 생활 속에서 나이 든 부모의 건강을 챙길 필요가, 당사자인 고령자들도 자신의 현재 신체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적절한 관리와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전문의에게 듣는다] 노쇠의 진단과 치료…사망률 높이는 노쇠, 질병보다 더 무섭다
계명대 동산병원 김대현 교수

◆나이 듦, 그리고 노쇠(老衰)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만성질환을 가진 고령자들의 질병예방과 성공적 노화(successful aging)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고령자는 개별 질병을 잘 치료하면서도 노쇠(frailty)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통해 건강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고령자는 질병 치료 실패보다 '기능이 감소해 사망이나 와병 위험이 증가하는' 몸의 노쇠로 질병을 견디는 힘이 약해져서 건강이 악화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전문의들은 말했다. 노쇠현상은 나이가 들면 근육량이 감소하고 신체 활동 기능이 줄어들어 보폭이 좁아지고, 걷는 속도가 느려지며, 손 악력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그런 만큼 나쁜 결과가 발생하기 전 단계인 노쇠를 진단, 건강수명을 늘려야 한다.

노쇠는 "고령기에 다양한 원인으로 여러 장기의 '생리적 예비능'이 줄어들어 스트레스를 견디는 힘이 떨어지고 장애·질병·입원·사망과 같은 부정적 증상이 생기기 쉬운 상태"로 정의할 수 있다. 노쇠의 기능 저하는 신체 기능뿐만 아니라 인지기능과 정서를 포함하는 정신심리 기능과 사회적 기능의 포괄적인 저하로 질병·사망 등 비가역적 위험이 높아진 상태를 말한다. 노쇠 평가는 질병이나 사망과 같은 회복하기 힘든 건강 문제가 생기기 전에 적절한 개입으로 기능을 유지하고 개선해 질병이나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노쇠는 신체, 정신심리, 사회적 기능 감소가 서로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지만, 지금까지 노쇠의 신체 기능과 정신기능을 주로 평가했다. 노쇠연구가 주로 체력이나 신체 기능에 관련해 이뤄진 탓에 노쇠와 신체기능의 저하를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신체·정신심리·사회적 노쇠는 상호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노쇠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포괄적인 고려와 접근이 필요하다.

노쇠는 기능 감소, 삶의 질 저하의 실질적 시작점으로, 장애가 생기거나 입원하거나 사망할 위험이 높아지게 되는 만큼 이를 미리 발견해야 다시 건강한(robust) 상태로 회복시킬 수 있다. 노화는 막을 수 없는 자연현상이지만, 노쇠와 질병은 진단해 치료할 수 있다. 질병보다 노쇠가 더 중요하다. 질병은 있지만 노쇠하지 않은 사람과 질병이 없으면서 노쇠한 사람을 비교해보면, 노쇠자의 사망률이 훨씬 높다. 고령자에서 노쇠를 확인해 치료하면 장애를 예방하고 질병과 사망을 막을 수 있다.

청장년기에는 질병 예방을 위해 금연, 절주, 운동, 건강검진(2차예방)이 필요하지만, 고령기에는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만성질환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저항력을 높이고 노쇠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노쇠는 어떻게 진단하나

노쇠의 신체적인 측면은 걷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손의 쥐는 힘(악력)이 줄어드는 것이다. 여기에 정신심리요인은 인지기능이 감소하거나(치매) 우울해지는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사람과의 만남, 의사소통, 사회활동이 줄어드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알아보는 평가 척도는 △체중감소 △허약 △신체활동 △보행속도 △악력 등의 항목으로 구성된다.

노쇠의 원인은 근육감소, 영양결핍, 통증, 여러 질병들을 포함해 다양하다. 노화에 따른 생리적 변화와 유전, 생활습관, 질병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생기게 된다. 노쇠는 신체, 정신심리, 사회적 기능 감소가 서로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노쇠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고령자의 여러 가지 만성 질병을 잘 조절하고 걷기와 같은 적절한 운동(활동)을 하는 것이 기초가 된다. 노인은 단백질의 필요량이 더 많아지고 열량이 부족해 노쇠가 잘 생기기 때문에 체중을 너무 줄이려 하지 말고 열량과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고령자는 여러 가지 약물로 노쇠가 생기기도 하는 만큼 약물의 손익을 평가해 먹는 약의 개수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흔한 비타민D 부족을 치료해주는 것도 노쇠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다.

고령자 진료에서는 질병을 진단하는 것 못지않게 사망과 와병 위험을 높이는 노쇠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성질환을 잘 조절하고, 걷기와 체조 같은 운동, 충분한 열량과 단백질 섭취, 불필요한 약(건강식품 포함)을 피하는 것이 노쇠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이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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