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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공원+초고층 아파트' 건설 전국서 주목…집창촌 폐쇄가 숙제

2021-10-06

옛 포항역지구 개발 본격추진…구도심 상권 '새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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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포항역 자리에 초고층 아파트 3개동과 호텔이 들어서면 새로운 포항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옛 포항역 일대 전경(왼쪽)과 옛 포항역 도시개발사업 조감도.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시청이 57년간의 북구 덕수동 청사 시대를 마감하고 2006년 12월 현재의 남구 대잠동 청사로 이전했다. 당시 대잠·양덕동 등 도심 팽창과 청사 이전 등의 여러 이유로 포항중앙상가를 중심으로 한 구도심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특히 포항시민과 경북 동해안 주민의 발이 됐던 옛 포항역이 2015년 4월2일 여객 업무를 중단하고 퇴역하면서 중앙상가의 상권은 엄청난 타격을 입었고, 쇠퇴가 가속했다. 구도심을 살리기 위한 논의는 계속됐지만 실체는 드러나지 않았다. 중앙상가의 공실(空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상인들은 상심은 커져만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을 만한 초고층 아파트가 옛 포항역 자리에 들어선다.

부지·지진 등 문제로 우여곡절
포항시 전담팀 투자유치 매진
올 7월 시행사 선정 본궤도에

집창촌 대책 지역협의체 발족
성매매 예방 통해 '도태' 유도

"인근 대단지 아파트 기대감 커"
고사 위기 중앙상가 상인 반색

◆가시밭길 거쳐온 개발사업

2015년 당시 옛 포항역 개발사업 계획은 포항시 북구 대흥동 일원에 있는 국가철도공단(KR) 소유의 4만4천145㎡ 부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소유 2만633㎡, 포항시 소유 1천319㎡ 등 총 6만6천97㎡ 일대를 개발하려 했다. 초기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철도부지 인근의 개인 땅을 포함해 개발하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근 집창촌 폐쇄 문제와 기반시설 주체를 놓고 이견이 발생, LH가 이 사업에서 발을 뺐다. 2017년 한 투자사가 전망대를 포함한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담은 포항역사 개발 계획을 제안했다. 옛 포항역 부지를 가로지른 횡단 도로를 기점으로 한쪽에는 지하 주차장과 상부에 공원을 조성하고, 다른 쪽에는 초고층 아파트를 짓는다는 것이다.

탄력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포항시·코레일 땅을 사업자에 매각하고, KR은 부지를 30년간 임대하기로 하는 합의도 했다. 하지만 2017년 11월 포항 지열발전소와 관련한 유발 지진이 발생해 투자사는 사업 제안을 철회, 이 사업은 또다시 답보상태에 빠졌다. 또 다른 걸림돌도 발생했다. 사업 대상지인 KR 땅과 코레일 땅이 얽히고설킨 것. 또 매각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KR 땅은 국가 소유로 매각 없이 임대로만 사용 가능했다. 이 때문에 민간 사업자가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시는 이번에 기반 시설을 시작하는 코레일 부지에 속한 KR 땅에 대해 KR-코레일 간 부지를 맞교환하고, 일부는 포항시가 매입하는 방법으로 땅 소유권을 정리했다. 여기에다 민자사업추진단 TF를 만들어 수도권 등을 돌며 투자 유치에 매진했다. 그 결과, 올 4월 민간사업자 재공모를 통해 우여곡절 끝에 신세계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7월 코레일과 신세계건설 컨소시엄이 협약을 맺게 되면서 옛 포항역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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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포항역 자리에 들어설 예정인 아파트와 호텔 조감도. 〈포항시 제공〉

◆나머지 부지 개발 등 남은 과제

중앙상가에서 용흥동 방향으로 보면, 우측 땅은 코레일 소유이고 왼쪽 땅은 KR 소유다. 기반시설공사를 시작하는 곳은 코레일 소유의 오른쪽 땅이다. 남은 반쪽 땅은 KR이 운영하고 있지만, 국가 소유로 공적 용도로 활용할 예정이다. KR는 공원과 컨벤션센터·상업용도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며, 조만간 민간사업자 모집 공고를 할 예정이다.

공원 조성비는 이미 확보된 상태다. 신세계건설 컨소시엄이 협약에서 KR 땅에 건립할 공원 조성을 위해 100억원을 내기로 약속했다. 포항시는 KR와 지속 협의해 이 부지에 대한 개발을 아파트 공사 완료 시점과 맞춘다는 계획이다. 허정욱 포항시 민자사업추진단장은 나머지 부지 개발과 관련해 "이곳의 개발을 위해 KR와 계속해서 협의 중이다. 포항시는 시민을 위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KR에 요구하고 있다. KR도 수익성과 함께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민간사업자 모집을 공모할 예정"이라며 "2026년 코레일 부지에 아파트 공사가 완료되는 시점에 맞춰 KR 부지에 대한 개발도 함께 마무리될 수 있도록 KR과 상생 협력을 이끌어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옛 포항역 개발사업 인근에 있는 성매매 집결지는 풀어야 할 숙제다. 포항역 인근에 있는 집창촌은 철도가 운행하면서 형성돼 한때 50곳이 넘었으나 현재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포항의 여성단체들은 성매매 집결지 폐쇄 없는 옛 포항역사 주변 개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해왔다. 이들은 성매매 집결지를 그대로 둔 채 이 사업이 진행되면 결국 도심 개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성매매 집결지는 사유지로 강제 수용할 근거가 없다. 집창촌의 자연도태 또는 집창촌 부지 개발을 위한 조합 구성을 통한 민간 개발이 대안이 되고 있다.

이에 지난 7월 '성매매 집결지 대책 지역협의체'가 발족했다. 협의체에는 포항시·포항북부경찰서 등 관련 부서 및 유관 기관과 포항시의원·종교계·시민단체·민간단체·인권전문가·지역주민 등 23명으로 구성됐다. 협의체는 지속적인 성매매 예방 활동을 통해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자연스럽게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김남진 포항시 도시해양국장은 "성매매 집결지의 영업권 보상 문제로 인해 사업 대상 부지를 확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관련법상 보상해 줄 근거가 없다"며 "협의체가 꾸준한 성매매 예방 활동을 펼치는 한편 향후 옛 포항역이 개발되면 인근 환경도 투명해져 성매매 집결지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합이 구성돼 성매매 집결지에 대한 개발 사업을 한다면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대감 부푼 인근 상인

포항시는 지난 9월14일 옛 포항역 부지에서 '도시재생 복합개발사업' 착공식을 개최했다. 초고층 아파트를 지을 땅에 985m 길이의 도로와 공원 6곳, 주차장 1곳, 우·오수관을 설치하는 기반 시설 공사가 시작됐다. 포항시가 우선으로 기반 시설을 짓고 향후 신세계건설 컨소시엄으로부터 사업비용을 받는다. 빠른 사업 시행을 위한 행정절차 최소화를 위해서다.

내년 말쯤 기반시설 공사가 완료된다. 초고층 아파트 건설에 따른 설계 기간(약 1년)과 맞물린다. 내년 말쯤이면 아파트 공사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향후 69층 높이 1개동, 67층 높이 2개동 등 1천128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와 호텔이 들어선다. 서울과 부산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최고층 아파트다. 벌써 시행사 측에 문의가 잇따르는 등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는 관계자의 전언이다.

상권 쇠퇴가 가속하는 포항 중앙상가의 상인들은 크게 반색하고 있다.

포항중앙상가상인회 김익태 회장은 "현재 중앙상가는 1천500곳 점포 중 200개가 폐업을 했다. 운영 점포 가운데 수익을 내는 곳은 10%도 안 된다. 수익이 없다 보니 빚을 내서 재산세를 내고 압류와 세금 독촉장에 시달리는 상인들이 비일비재하다. 더욱이 상인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고사할 위기"라며 상인들의 현재 처한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이렇게나 힘겨운 영업 여건 속에서 최근 중앙상가 인근에 고층 아파트가 건립된다고 하니 상인들 모두 매우 기뻐하고 있다"며 "상인들은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면 '지금보다 나아지리라'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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