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9일 대통령 선거가 치러짐에 따라 지역 건설사들이 올 초에 세웠던 대선 전 분양 계획을 줄줄이 미루고 있다. 대구 분양시장이 침체일로를 걷는 상황에서 대선으로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데다 부동산 정책 변화 기대감 등으로 분양 물량이 대선 이후로 속속 밀리고 있는 모양새다. 사실상 2월까지 대구 분양시장은 '대선 휴지기'에 접어들게 됐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 들어 16일 현재까지 청약홈에 모집공고를 낸 분양 단지는 '달서 푸르지오 시그니처'(993세대)와 '나나바루아아파트 102동'(60세대)뿐이다. 지역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2월 분양 예정이던 단지들도 분양 일정이 수정되고 있다. 모델 하우스를 다 지어 놓았는데 분양일정을 못 잡고 있는 단지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대선과 같은 대형 이슈는 청약 흥행에 마이너스로 간주된다. 분양에 대한 관심도와 분양 홍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분양이 미뤄지는 데는 대선 이후 부동산 정책 완화 기대감도 함께 존재한다. 거대 양당의 대선 후보들이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 취득세 완화 등을 부동산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서다. 지역 한 분양 관계자는 "선거 시즌에는 대선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기 때문에 분양 광고를 위한 인터넷 배너 광고 물량을 잡기도 쉽지 않다. 세금·대출·조정대상지역 등 대선 이후 정책 변화 정세를 보려는 속내도 있다"며 "대선 후에 물량이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 부동산분양 광고업계에 따르면 대선 후인 3~4월 분양이 예정된 단지는 △시지라온프라이빗(207세대) △대구역자이더스타(424세대) △힐스테이트대명센트럴2차(1천234세대) △힐스테이트 서대구역 센트럴(837세대) △파동수성센트레빌 어반포레(311세대) △시지삼정그린코아포레스트(667세대) 등이다.
최근 대구 분양시장이 급격히 가라앉아 있는 상황도 공급자들이 분양 일정을 늦추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대구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분양 결과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대선이라는 변수가 시장에 어떻게 작용될 지 몰라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라며 "현재 시장이 단기간에 물량을 판매하는 시장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영업전략을 짜야 하기 때문에 급하게 분양가까지 싸게 낼 필요가 있겠냐는 의견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부동산 분양 광고 전문가도 "대구는 미분양시장이 구축돼 있는 상황이라 초기 분양이 잘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공급자 입장에선 조직 분양 등 보다 장기적인 세일즈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어쩔 수 없는 행정절차에 따라 분양 일정이 밀리는 단지도 있겠지만 대선 이후 정책 정세와 시장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요를 보다 장기간 체크해서 분양에 나서려는 '보수적 마케팅'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