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인수시 주행거리 52km, 라디오 주파수 목록엔 멕시코 방송'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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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동구 신천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이씨의 벤츠 GLB클래스 차량. 차량 인수 후 현재까지 임시번호판 상태로 주차돼 있다. |
대구시 동구 신천동에 사는 이모씨는 올해 1월 초 구매한 벤츠 GLB클래스를 두 달 가까이 지하주차장에 방치하고 있다. 1월11일부터 20일까지라고 적힌 '임시번호판'을 탈 거도 하지 않은 채 자동차 판매사를 상대로 무언의 항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씨의 이 같은 행동은 신차로 구매한 벤츠가 중고차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면서 본격화 됐다. 탁송 케이지로 인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인계 당시 주행거리가 52㎞ 이상 표시돼 있었고, 라디오에는 멕시코 현지 방송을 청취했던 이력이 주파수 목록에 기록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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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씨가 지난 1월 신차로 구입한 벤츠의 라디오 주파수 목록에 저장된 멕시코 지역 라디오 채널들. <독자 제공> |
이씨는 "주행거리와 라디오 즐겨찾기 목록을 살펴본 뒤 벤츠가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고가의 외제 차량을 팔면서 고객에 대한 배려는 뒷전인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고 허탈해 했다.
현재 이씨는 임시번호판의 법적 유효기간이 지나 하루 1만원씩 과태료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차량등록을 한 뒤 번호판으로 교체할 시 소유권이 소비자에게 이전됨에 따라 판매사에 어떠한 요구도 할 수 없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임시번호판을 유지하고 있다고 이씨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측은 멕시코 공장에서 진행한 테스트 과정에서 발생한 결과라고 밝혔다. 출고 당시 46㎞로 적시된 주행거리와 라디오 주파수 목록 모두 현지 테스트 과정에서 기록됐을 뿐 정상적인 신차라는 입장이다.
주행거리에 따른 신차 기준을 묻는 기자의 질문엔 현재까진 명확한 기준이 없다고만 했다. 벤츠 판매처 관계자는 "특수 목적으로 사용돼 주행거리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경우 고객에게 미리 고지하고 있다"며 "사용 고객과 원만하게 소통해 이번 문제를 잘 풀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행 소비자분쟁 해결 기준에 따르면 자동차 품질보증기간 이내 동일 하자에 대해 4회까지 수리했지만 하자가 재발하는 경우와 주행 및 안전도 등과 관련한 중대한 결함으로 2회까지 수리했지만 재발한 경우, 수리 기간이 30일 이상 필요한 중대한 결함이 발생할 경우 신차 교환 및 환불 조치를 받을 수 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