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레미콘·유가 등 고공행진
하도급 전문건설업체 큰 부담
아파트 분양가 상승 우려 커져
건축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대구지역 건설사업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
27일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 원자재가 상승으로 레미콘과 철근 등 건축원자재 조달이 힘들어지면서 하도급을 주력으로 하는 지역 전문건설업계의 부담이 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따른 물가 상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 장기화에 따른 유가 및 원자재가 상승이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전문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원도급사의 자재 지급 지연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면서 "공사비의 체감 상승률은 하도급 계약금액 대비 평균 20% 이상이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전문건설업체들은 대형건설사 등 원도급사보다 열악한 지위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자재 가격 증가분 및 공급지연에 따른 손실분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대구지역 전문건설업체 대표 A씨는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건축원자재 가격 급등은 계약 당시에 예상치 못한 것이어서 계약금액 조정이 절실하다"고 하소연했다.
레미콘 가격은 지역과 현장마다 다르지만 수도권 경인지역이 다음 달 1일부터 레미콘 단가를 13.1% 인상키로 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t당 70만원 남짓했던 철근 가격 또한 올 들어 t당 1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대형건설사들도 건축원자재 가격 급등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당장 아파트 분양가부터 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형건설사들은 통상 연간계약을 통해 건축원자재를 수급하기 때문에 가격변동 영향을 덜 받지만, 장기적으로 건축 원가 상승이 불가피해진다.
한 대형건설사의 대구지역 관계자 B씨에 따르면 지난해 480만원이었던 3.3㎡당 공사비가 최근 510만원으로 올랐다. B씨는 "건축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시공단가가 상승세여서 향후 건설사들이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침체된 대구 부동산 시장과 별개로 분양가는 오를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건축 원가 상승이 예상되면서 재건축·재개발 등 대구지역 정비사업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A씨는 "건축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정비사업의 사업성이 떨어진다면 재개발·재건축 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실제 정비사업을 진행 중인 서울의 한 대규모 재건축 단지의 경우 건축원자재 급등으로 시공사와 갈등을 빚어왔으며 공사중단 등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올해 6월 중 공동주택의 기본형 건축비 인상을 예고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임훈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