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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그렇게 가족이 된다

202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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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현 <방송작가>

하늘이가 우리 집에 온 지 어느덧 8개월이 되어간다. 생후 2개월이 조금 지났을 때 우리 집으로 온 녀석은 큰 아이와 작은 아이에게 애교 많은 귀여운 동생이 됐다. 우리 부부에게는 끔찍이도 아끼는 막내가 됐다. 하늘이는 태어난 지 이제 10개월이 된 반려 강아지다.

나는 오래도록 동물을 사무치게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내가 개를 싫어하게 된 명확한 계기는 생각나지 않지만, 어쨌든 통제할 수 없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싫어하는 나로서는 교감이 되지 않는 동물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강아지를 입양했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엄청난 안부 연락을 받아야 했다. 괜찮은 거냐며, 어떻게 된 일이냐며, 혹시 무슨 큰 심경의 변화가 있는 거냐며, 해가 서쪽에서 뜨겠다며.

그 정도로 동물을 싫어하고 싫어하던 내가 두려움과 불안의 마음을 감수하면서까지 강아지를 집에 들이게 된 건 순전히 아이들 때문이었다. 한창 사춘기의 소용돌이를 지나는 큰 아이가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며 밤낮으로 졸라대는 통에 결국 내가 지고 말았던 것. 그렇게 우리 집으로 오게 된 몸무게 400g의 존재는 우리 집을 가득 채우고도 넘치는 존재가 됐다.

사춘기 아이 둘을 키우며 건조할 대로 건조해진 집안에는 촉촉한 기운이 감돌게 됐다. '응' '아니' 단답형으로 오가던 대화는 한 줄의 문장이 되고 웃음기 없이 조용하던 집안은 어느새 웃음으로 가득 차게 됐다. 생긴 것도 다르고 말도 안 통하고 피부색도 다른 존재가 이토록 위안·기쁨 등 나열할 수 없을 만큼의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불과 8개월 전만 해도 나는 반려동물을 끔찍이도 아끼는 사람들을 편견 어린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럴 마음으로 차라리 사람을 사랑하는 게 낫지 않을까, 반려동물 돌봄에 돈을 쏟아붓느니 그 돈으로 내 삶을 돌보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하는. 이제 와 반성하건대, 무지에서 온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존재를 사랑하는 일이란 법이나, 상식, 관념만으로 이해가 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가슴으로 온전히 받아들이는 일이며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나면 그 무엇보다 사랑하게 되며, 그 자체가 내 삶을 돌보는 일이 되는 것이다.

'하늘이가 없었다면'이란 가정은 이제 우리 집에선 떠올릴 수 없는 말이 됐다. 이제 없으면 안 되는 가족이 됐기 때문이다. 가족이 별건가. 생김새·생각·젠더·종(種)이 달라도 서로에게 힘이 되고 위안을 주며 함께 밥 먹고 살면 그럼 가족인 거지. 하늘이와 우린 그렇게 가족이 됐다.권지현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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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현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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