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직을 대권도전 위해 활용한다면 시민들 불행해질 것"
"청년과 소상공인, 중소기업 위해 실질적인 해결책 제시하겠다"
""대구는 인적 자산이 핵심...청년미래원을 설립하고자 한다"
서재헌 민주당 대구시장후보가 지난 3일 영남일보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 후보는 금융권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 경제시장'이 되겠다고 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gnam.com |
더불어민주당 서재헌 대구시장 예비후보는 '언더독의 반란'을 꿈꾸고 있다. 통상 대구시장 선거는 본선보다 보수정당의 경선이 더욱 치열하다. '공천이 곧 당선"이라고 할 정도로 보수정당의 당세(黨勢)가 압도적이다. 이 가운데 서 예비후보는 그 어떤 후보보다 부지런히 바닥 민심을 다지고 있다. 대구 동구청장, 동구갑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는 등 험지에서 고군분투했던 43세의 젊은 후보는 이번엔 대구시장 선거에 도전한다. 그는 금융권에서 15년 간 종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 경제시장'이 되겠다고 공언한다. 서 예비후보는 3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청년 미래원 설립'과 '과학인 비즈니스 센터 건립'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대구 경제 회복을 위한 청사진을 밝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구 동구청장 선거에 나와 아쉽게 패배했다. 이번에 대구시장에 출마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저도 이번에는 지방선거에 출마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번 대통령 선거 운동을 하면서 청년들이 빠져나가는 등 대구 상황을 지켜보면서 '회피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구청장 선거보다는 대구시장 선거에 나서서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대구를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으로 도전하게 됐다. 상대 정당에서는 대선 후보를 지냈던 홍준표 후보가 나왔는데, 이번엔 대구를 위한 대구시장을 뽑는 선거이지 않나. 그래서 나섰다."
▶국민의힘에선 홍준표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했다. 당 대표와 대선 후보를 지낸 홍 후보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좋아하는 정치인 중 한 분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리더 중 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홍준표 후보가 대통령에 도전하는 건 납득할 수 있지만, 대구시장이 되면 시정에 전념하는 게 아니라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한 디딤돌로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대구가 GRDP(지역내총생산) 28년 동안 꼴찌라고 주장을 하시는데, (그동안 대구시장을 배출한) 그 당의 대표였다. 28년 동안 아무런 언급을 않다가 갑자기 대구시장이 돼서 미래 50년 먹거리를 책임지겠다고 하니 대구시민으로서는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 대구시장의 역할은 시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직을 대권 도전을 위해 활용한다면 시민들이 불행해질 것이다. 홍 의원은 대권 후보로서는 100점짜리이지만, 시장으로서는 그 능력의 10%도 쓰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10점짜리 후보'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날 선 비판들도 오고 갔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대구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대구가 여러 문제로 힘들어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고민과 해결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정치적 후광을 드러내거나 개인적 목적으로 서로 비방만 했다. 이 부분은 제 주변에 있는 국민의힘 지지자들도 많이들 실망했다. 그래서 대구를 위해선 이번에는 경쟁을 시켜주셔야 한다. 전략적으로 이번에는 달성 서씨인 저를 지지해주시라.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현실적으로 홍준표 후보와 정치적 중량감에 차이가 있다. 시민들의 지지를 어떻게 끌어낼 계획인가.
"그런 고민을 많이 했다. 주변에선 대구에 커다란 선물을 안겨줄 수 있는 공약을 내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한다. 저는 증권사에서 근무했고, 경기신용보증재단에서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소상공인을 위해서 일했다. 그래서 저도 청년의 아픔이나 슬픔을 잘 알고 있다. 그런 공감대를 갖고 있고 해결할 수 있는 경험도 있다. 청년과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위해서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겠다. 또한 더 중요한 건 소통이다. 그래서 주 1회 주민과의 면담, 월 1회는 기초단체, 반기마다 한 번씩은 지역 국회의원과 소통하려 한다. 그리고 1년에 한 번씩 시민으로부터 평가를 받으며 소통을 이어가겠다. 그런 과정에서 주민들과 의견을 나누며 시정철학을 보여주면 저에 대한 진정성을 알아주실 거라 믿는다. 또 홍준표 후보처럼 중량감 있는 분이 대구시장 선거에 나서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데, 이를 기회로 활용해 저의 철학을 적극적으로 알리면 시민들이 제게 표를 주실 거라 믿는다."
▶ 대구 경제가 어렵다. 지역 경제 발전에 대한 복안이 있나.
"대구는 인적 자산이 핵심이다. 그래서 기업이나 사람에 투자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청년미래원을 설립하고자 한다. 단순하게 몇 시간 일하고 얼마를 주는 그런 것보다는 강소기업과 청년을 매칭시켜서 청년사관학교처럼 만들겠다. 또 청년인증제를 도입해서 청년에게 주 26시간 정도를 대구를 위한 공공서비스 근무를 시킨 다음 그에 대한 기본소득 개념의 월급을 주고자 한다. 나머지 시간은 양질의 컨텐츠 교육을 1~2년 동안 장기적으로 해서 청년들의 경쟁력을 키우고자 한다. 이 밖에도 지역에 있는 50곳 정도의 상장사에 대한 합동 투자유치설명회를 열겠다. 또 금리를 낮출 수 있는 방안 등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또 전통시장을 위한 소상공인 금융상품, 성서산단 내 기업에 대해선 금리 인하 및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 또 다른 대표 공약들은 무엇이 있는가.
"청년과 경제를 살리는 대구시장이 되겠다고 밝혔던 만큼 청년미래원 설립과 함께 동대구 벤처밸리와 연계한 과학인 비즈니스 센터를 범어동 법원 후적지에 건립하고자 한다. 교통을 중심으로해서 카이스트, 디지스트, 유니스트와 같은 학술 연구 단지를 조성하려고 한다. 이 밖에도 서대구역복합환승센터에 '대통령 역사 박물관'을 꼭 건립하고 싶다. 대통령이 중심이 아니라 역사를 중심으로 할 것이다. 그러면 전국에 있는 학생들이 자연스레 우리 역사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해외 관광객들이 대구를 처음 왔을 때 대한민국을 이해할 수 있는 랜드마크로 만들고 싶다."
▶ 제7회 지방선거와 비교했을 때보다 선거 분위기가 불리한 상황인데.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기본에 충실했다는 것처럼 선거의 기본은 진정성 있게 주민들을 만나는 데 충실하는 것 밖에 없다. 그래서 저도 이른 아침부터 선거운동을 하고 있고, 오늘도 서문시장에 다녀왔다. 시민들을 만나면 민주당이 마음에 안 들어도 경쟁 구도를 형성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신다. 그래서 그런 공감대를 통해 진성성으로 돌파하고자 한다."
▶ 민주당이 대구경북에서 고질적으로 겪는 문제가 인물난이다. 어떻게 극복해야 한다고 보나.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저도 세 번째 도전인데, 힘든 부분이 있다. 중앙당과 지역이 인물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커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민주당 대구시당도 체계적인 교육과 선거전략 수립 등을 선거기간에 국한해서 할 게 아니라 평상시에도 해야 한다. 우리도 열심히 하면서 중앙당에도 지원을 받고 시민들에게 홍보도 잘해야 한다. 그런 식으로 꾸준히 한다면 미래도 밝다고 본다.
▶왜 서재헌 후보가 대구시장이 돼야 하는지 말씀해달라.
"제가 경험한 게 대구시장 업무 수행에 가장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취업이 어렵다. 소상공인은 불경기로 고생하고 있다. 청년의 고민을 해결할 방향을 제시할 수 있고, 소상공인과 기업을 위한 세밀한 정책과 창의적인 행정 능력을 보여주겠다. 또 열정을 가지고 대구시를 위해서, 시민을 위해서 제가 가진 역량을 쏟아부을 자세가 돼 있기 때문에 제가 시장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자부한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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