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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영남타워] 언제까지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라 부를 건가

202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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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현 편집국 부국장

2011년 대구은행이 DGB금융지주사로 전환될 때 든 생각이다. 우리말로 읽었을 때 외국인은 알 리 없는 나쁜 어감이 느껴져 'DGB'라는 브랜드가 마뜩잖았다. 어원을 짐작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으나 혹시나 해서 찾아보니 대구은행의 영어표기인 'Dae-Gu Bank'의 머리글자 외에도 대구의 옛 지명인 달구벌(Dal-Gu-Beol)이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둘 다 지역성이 강조된 것으로,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느낌이다. 훗날 가운데 G는 '경북(Gyeongbuk)'으로 의미가 확장됐다는 얘기도 있다. 대구지역 은행에서 대구경북 대표은행으로 영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DGB금융지주'라는 브랜드 네이밍(Brand Naming)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데에는 어감만이 작용한 건 아니다. 시민의 '절대적' 사랑으로 지역과 함께 성장해 온 기업이, 물론 그럴 의도는 전혀 없었을 것이라 믿지만, 결과적으로 '지역'이란 정체성을 지워버린 꼴이 됐기 때문이다. 사업을 다각화하고 국내는 물론 세계로까지 시장을 확장하려는 의도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갑자기 사명(社名)에서 '대구'가 사라지고 보니 상실감이 들었다. '대구뱅크금융지주' 혹은 '대구금융지주' 등 대구를 살려 네이밍 했다면 어땠을까. 기업이 뻗어 나갈수록 도시 홍보 효과도 배가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앞서 포항제철 역시 2002년 '포스코(POSCO)'로 사명을 바꿨다. 외견상 지역명이 사라진 게 DGB와 똑같다. 'Pohang Iron & Steel Company'의 머리글자를 따온 것이니 포항이 사라졌다고 주장하는 건 억지라고 반박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포스코라는 사명에서 포항을 떠올리는 외국인이 얼마나 되겠는가. 세계 철강시장에서의 위상을 감안하면 대한민국의 많고도 많은 중소도시 중 하나일 뿐인 포항 입장에선 '노골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을 상실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포항아이언스틸(Pohang Iron & Steel), 포항아이에스(Pohang IS), 포항이즈(Pohang is~) 등의 사명이었다면 이미 세계적으로 각인된 포항이 됐을지 모르겠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을 이틀 앞두고 발표한 대구경북 주요 정책과제 중에는 '세계로 선도할 글로벌 경제물류공항 건설'이 포함돼 있다. 역대 대통령 공약이 그렇듯 공약에 대한 신뢰도가 엄청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 얼마나 믿어야 할지 의심을 거둘 수는 없지만 숙원이 되다시피 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에 거는 지역민의 기대감은 숨길 수 없는 듯하다. 새 정부 출범에 이어 7월부터는 새로운 대구시장 체제가 들어서니 이참에 붐업 차원에서라도 정식 공항 명칭을 정하는 이벤트를 벌이면 어떨까 싶다.

현재 명칭은 '대구'와 '경북' 2개 지명에 '통합' '새로운' 등의 의미까지 담겨 있어 복잡하다. 외국인이 발음하기 힘들고 길기까지 해 입에 착 달라붙지도 않는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란 명칭은 국내용인 데다 처음 갖다붙일 때 의도했던 메시지도 충분히 전달된 만큼 그 수명을 다했다 하겠다. 지역민의 염원을 담아 짧으면서도 강렬하고, 지역성을 살리면서도 글로벌 경제물류공항 취지에 걸맞은 이름을 찾아야 할 때다. 대구시와 경북도의 지혜가 필요하다. 대구와 경북을 모두 살리려다 결국 둘 다 죽이는 네이밍도 피해야 하지만, 절충한답시고 지역명을 숨기고 영어 표기상 머리글자를 따오는 일도 없었으면 좋겠다. 설마 'DG국제공항'은 아니겠지….
변종현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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