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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구세계가스총회'가 열리는 대구 북구 엑스코 서관 2층 한 식당 앞에 설치된 간판 문구. |
"일반손님은 이용못한다네. 돌아가자."
24일 점심시간 대구 북구 엑스코 서관 2층 한 식당 앞. '2022 대구세계가스총회' 참관객들이 한꺼번에 식당으로 몰려 대기하는 가운데 일반 시민 3명이 이곳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렸다. 가게 앞에 세워진 간판에는 '일반손님 입장이 제한'된다는 문구가 쓰여져 있어서다.
지난 23일부터 가스총회가 열린 가운데 일반 시민 참여가 제한적인데다 보안에도 구멍이 뚫리는 등 일부 잡음이 새어 나오고 있다. 대구시는 가스총회를 준비하며 시민 참여를 위해 무료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사전등록을 독려하거나 각종 문화행사 일정을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전시 참관 현장에서 일반 시민은 배제된 듯 보였다.
국내 포털사이트를 통해 가스총회를 검색한 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한글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성명 및 주소, 직업 등 대부분 정보를 영어로 기입해야만 등록이 가능하다. 영어 사용이 제한적인 사람이라면 전시장 입장부터 벽을 만나게 되는 셈이다. 전시장내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 곳곳에 안내원이 있지만 간편하게 들고 다니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안내 책자는 온통 영어 일색이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들이 행사장 내부를 출입하는데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가스총회가 열리는 엑스코 현장은 현재 출입구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주요국 정부 관계자 및 기업 관계자가 참석해서다. 출입구에서는 검색대를 설치해 모든 소지품을 확인한다. 한 참관객은 검색대를 거치지 않고 지하 주차장과 연결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행사장에 들어올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가스총회 개회식에 참석차 엑스코를 방문하기 직전에 들어왔다. 실제 영남일보 기자가 행사장을 돌며 확인한 결과, 서관 지하 1층에 있는 한 비상구를 통해 별다른 제지없이 행사장 안팎을 드나들 수 있었다.
글·사진=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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