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20526010003407

영남일보TV

TK 기초의원 출마 국민의힘 '가' 후보들 딜레마

2022-05-27

중·대선거구제 탓 '몰표' 점쳐

당협 차원서 선거운동 자제령

"당선확정 아닌데…" 볼멘소리

"선거운동을 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고…." 대구경북(TK) 지역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가' 후보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보수 정당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TK 유권자들이 국민의힘 '가' 후보에게 집중 투표하면서다. 이에 같은 선거구에 출마한 나머지 국민의힘 후보들이 낙선 불안감에 떨고 있다. 당협위원장들도 기초의원 선거 지원 유세 시 자당의 '가' 보다는 '나' '다' 등 나머지 후보에게 더 집중하고 있다. 이에 '가' 후보는 본의 아니게 소외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기초의원 선거의 특수성 때문이다. 기초의원 선거는 한 선거구에서 적게는 2인에서 많게는 5인까지 당선되는 중선거구제와 대선거구제로 치러지고 있다. 이에 투표용지에는 각 정당이 공천한 다수 후보가 '가' '나' '다' 순으로 표기된다. 문제는 투표용지에서 정당 후보 중 가장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가' 후보가 몰표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가' 후보들의 당선 확률이 가장 높다는 게 정설처럼 굳어졌다.

이로 인해 기초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당의 '가' 후보가 전체 득표의 60%, 많게는 70%를 넘기도 한다. 결국 나머지 30~40%의 득표를 누가 더 많이 가져가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상황이다. 대구의 2인 선거구는 18곳, 3인 선거구 20곳, 4~5인 2곳이다. 이 중 3인 이상 선거구에서 '가' 몰표 현상이 특히 심하다.

이에 따라 TK 지역 국민의힘 당협위원장들은 '가' 후보들의 선거운동 자제령을 내렸다. 당선 가능성이 높으므로 다른 후보들과의 동반 당선을 위해 유권자들의 눈에 띄지 말라는 것이다. 심지어 '유세차를 타고 선거운동을 하지 말라' '국민의힘 재킷을 입지 말라' 등의 부탁까지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 후보자는 숨 쉰 채로 발견 되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즉 '가' 후보는 선거운동 하지 말고, 사무실만 지키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가' 후보가 사무실에만 앉아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구 기초의원 선거에서 '가' 공천을 받은 한 후보는 "어차피 당선된다. 당협에서는 선거 운동을 최소화하라고 한다"면서도 "가능성이 높은 것이지, 당선 확정이 아니다 보니, 불안해서 안 되겠더라. 매일 선거구민들을 만나며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의 한 국민의힘 당협위원장도 "3인 선거구가 많은 지역 특성상 최대한 많은 후보가 당선되도록 열심히 돕고 있다. 따라서 '가' 후보보다는 '나' '다' 후보의 선거운동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가' 후보에게 선거운동을 최소화하라는 말을 하면서도 솔직히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