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이상길 전 부시장이 위원장 맡는 등 측근·전문가 다수 포진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2일 오전 대구 중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위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2일 이상길 전 행정부시장을 시장직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재정·인사 분야에 대한 강도 높은 시정개혁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일하는 공무원 시대, 공부하는 공무원 시대, 봉사하는 공무원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홍 당선인은 이날 대구 중구 삼덕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정을 인수하면 재정점검단을 별도로 두고 시 예산 전체를 다시 점검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시정개혁단과 정책추진단이 (시정 운영의) 양대 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시정개혁은 적어도 2년 간, 정책추진은 임기 내내 추진돼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중점적으로 할 정책의 추진 주체를 한 곳에 모아둬야 한다"면서 "정책 추진 역시 시정을 여러군데 분산시켜 놓으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정책 추진이 제대로 되기 않기 때문에 정책추진단도 대구시 조직에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으나, 강력한 개혁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그는 "(기존의 대구시) 공공기관 등은 불필요하게 세분화 돼 있다. 선거 공신들 자리 만들어주려고 인위적으로 만든 조직은 전부 통폐합하겠다. 나는 선거 때 별로 빚진 사람이 없다. 부채가 있는 곳은 시민들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제 생각만으로 시정 개혁을 밀어붙이면 '독불장군'이라고 할 테니, 인수위를 통해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시정이 정식 출범을 하면 대구시의회 조례를 통해 조직 개편에도 바로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권영진 시장이 추진하고 있던 정책을 재검토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대중교통체계에 트램(노면 전차) 도입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밖에도 홍 당선인은 현재 대구시가 진행하고 있던 정책 대다수에 칼을 댈 것으로 보인다. 그는 "트램은 옛날 서울에 있던 전차가 부활하는 것인데, 없어진 지 50년이 훨씬 넘었는데 다시 도심에 전차를 도입한다는 건 세월을 한참 거꾸로 가는 것"이라며 "트램이 아니라 모노레일로 대체하는 것이 교통 혼잡도 줄이고, 미래 교통수단으로서 훨씬 낫다. 트램 설계는 폐기하겠다"고 단호히 말했다.
한편, 인수위에는 '홍준표의 남자들'이 다수 포진됐다. 홍 당선인 측이 밝힌 '민선 8기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 조직도'를 살펴보면 인수위는 정책추진·시정개혁·군사시설 이전 등 3개 태스크포스(TF)와 5개 분과(시정기획·경제산업·교육문화·안전 복지·도시환경)로 구성돼 있다. 인수위원은 20명으로 정관계·학계·경제계·문화계·언론계·노동계 인사가 골고루 배치됐다.
인수위 핵심 인사로는 이상길 위원장 외에도 시정개혁 TF를 맡은 정장수 전 경남도지사 비서실장이 꼽힌다. 그는 홍 당선인이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한 2012년 처음 인연을 맺은 뒤 10년째 중용되고 있다. 또한 정책추진 TF를 총괄하는 이종헌 전 보좌관은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정책 업무를 도맡아 온 복심이라는 게 정치권 인사들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은 손성호 전 선임비서관과 경제산업분과 인수위원인 김윤환 전 비서관도 측근이다.
이 밖에도 인수위 대변인을 맡은 이성원 전 TBC 상무이사를 비롯해 도건우 전 대구경북경자청장(시정계획분과), 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경제산업분과), 류형우 전 대구예총 회장(교육문화분과), 이시복 대구시의원(안전복지분과), 김인남 대구경영자총협회장(도시환경분과) 등 인수위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은 '대구 인맥'으로 꼽힌다.
홍 당선인은 또 대구 출신 국회의원 12명 모두를 상임고문단에 포함했고, 정태옥 전 의원(현 경북대 교수)을 단장으로 하는 자문위원단도 꾸려 인수위 활동에 대한 조언을 받기로 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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