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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료원 전경. 영남일보DB |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냄에 따라 제2대구의료원의 동북권 유치 움직임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특히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던 배기철 대구 동구청장이 재선에 실패하고, 제2의료원 동북권 추진위의 핵심인 동구의원들마저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거 낙마하면서 동력을 상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로 건립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됐던 제2공공의료원 건립 계획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주목된다.
제2대구의료원 건립은 권영진 대구시장의 민선 7기 공약으로, 지난 달 건립 타당성 용역을 완료하는 등 임기 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사업이다. 배 동구청장 역시 제2대구의료원의 유치에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배 구청장 임기 동안 동구청은 TF(태스크포스)를 신설해 주민홍보·설문조사 등의 절차를 거쳐 대구시에 유치 의견을 전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홍 당선인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해당 사업이 사실상 존폐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홍 당선인은 지난달 27일 대구시장 후보자 TV토론회에서 "대구는 최상위 등급의 종합병원 수가 부산과 울산의 두 배에 가깝다"며 "의료수급이 충분한 곳은 공공의료원이 필요없다"고 입장을 피력했다. 당선 직후에는 제2대구의료원을 포함한 권 시장의 공약 및 추진 사업을 인수위에서 검토해 한 달 내 폐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도 했다. 앞서 홍 당선인은 경남도지사 시절인 2013년 귀족노조와 적자누적 등을 이유로 진주의료원 폐업을 결정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자 유치 노력에 박차를 가하던 대구 동북권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유치운동을 주도했던 상당수 동구의원들이 이번에 낙선하면서 향후 유치운동 행보에도 제동이 걸렸다. 오말임 동구의원(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대구에 병상이 없어서 기다리다 사망하는 사례가 다수 나왔는데 대구는 새로운 의료원이 꼭 있어야 한다"며 "특히 동구는 경북 영천·경산을 아울러 다양한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거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 패배로) 더 이상 구의회 주도로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돼 아쉬울 뿐"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동구의회 내부에서는 제2대구의료원 건립·유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선에 성공한 노남옥 동구의원(더불어민주당)은 "민주당에서 해당 사안을 이끌어 왔지만 현재로선 동구의회 내 2석에 그친다. 사안의 중요성이 큰 만큼 다른 당 구의원들과 힘을 합쳐서 의견을 피력하는 방안도 고려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이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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