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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분노 방화인가

2022-06-10

1991년 서구 거성관 나이트클럽, 2003년 중앙로역 지하철 방화 사건의 트라우마를 잊지 않고 있는 대구에서 또 방화로 추정되는 끔찍한 화재 사건이 발생했다. 어제 오전 10시55분쯤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뒤 변호사 사무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7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다쳤다. 화재 당시 들린 큰 폭발음 등이 다수의 사상자를 낸 원인을 밝힐 단서로 보인다. 화재 발생 즈음 50대의 의뢰인이 불만을 제기한 정황이 있고, CCTV를 확인한 결과 방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한다.

변호사 사무실이 밀집한 곳이어서 불이 20여 분 만에 진화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적잖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원인은 철저히 밝힐 필요가 있다. 소방안전 장치와 시설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대구에서 되풀이되는 '분노 방화'. 이번 사건 역시 앙심을 품은 방화 사건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5년간(2016~2020년) 방화 범죄자는 전국적으로 5천582명, 이 중 54.6%(3천597명)가 분노 범행이다. 19명이 사망한 서구 거성관 사건은 20대 농부가 옷차림 때문에 술집 출입이 거부되자 벌인 우발적 범행이었고, 200명 가까운 사망자를 내며 대구를 슬픔에 잠기게 한 중앙로역 지하철 화재 원인 역시 신변 비관 50대 남성의 극단적 선택이었다. 분노, 현실 불만, 가정불화, 보복심리 등이 동기다. 뒤틀린 분노 표출이자 화풀이 방화이다.

자살과 마찬가지로 방화도 모방성이 있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범죄 수단이 되는 특정 인화성 물질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문제다. 무엇보다 사회구성원이 절망적 상황에 방치되지 않도록 안전망 구축에 공동체 전체의 애정 어린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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