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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면에 드시옵시고, 편히 쉬소서"…대구 변호사 방화사건 희생자들 기리는 '합동추모제'

2022-06-14
영면에 드시옵시고, 편히 쉬소서…대구 변호사 방화사건 희생자들 기리는 합동추모제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사건으로 희생된 고인들의 '합동 추모제'가 열린 13일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안철수 의원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이동현 수습기자
영면에 드시옵시고, 편히 쉬소서…대구 변호사 방화사건 희생자들 기리는 합동추모제
경북대 장례식장에서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사건으로 희생된 고인들의 '합동 추모제'가 열린 13일 오후 장례위원장을 맡은 이석화 대구지방변호사회 회장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이동현 수습기자

"우리 마음속에 절대 악마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러나 악마의 속삭임이 들려올 땐 천사의 목소리에도 잠시 귀 기울여 보시길…"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으로 무고하게 희생된 고인들을 기리는 '합동 추모제'가 13일 오후 6시 경북대병원 장례식장 내 합동분향소에서 열렸다.


이날 추도식에서 유족 대표 A씨는 터져 나오는 울음을 눌러 참으며 고인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다. 그는 "'잘 다녀올게요'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남긴 그 말이 생전에 전한 마지막 말일 줄 몰랐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또 그렇게 저녁이 되면 '잘 다녀왔어요'라는 말과 함께 집으로 돌아올 줄 알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고인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을 위해 밤낮 없이 고민하며 조금이라도 더 도움을 드리고자 애쓰며 살아왔다. 사무실 책상에 앉아 성실하게 앉아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평범한 삶마저 아무 상관도 없는 자의 손으로 하루 아침에 그 삶이 부정당해 버렸다"며 잠시 말을 멈췄다.

 

영면에 드시옵시고, 편히 쉬소서…대구 변호사 방화사건 희생자들 기리는 합동추모제
13일 오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 장례식에서 열린 법률사무소 방화참사 희생자 합동추모식에서 참석자들이 헌화와 분향을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말문을 이어간 A씨는 "우리 마음속에 절대 악마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러나 악마의 속삭임이 들려올 땐 천사의 목소리에도 잠시 귀 기울여 보시길. 누가 말하지 않아도 옳고 그른 것은 우리 마음 속에 분명히 존재한다고 믿는다"며 "더 이상 무고한 희생자가 생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더 이상 애쓰지 않아도 된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평안한 안식처 그 천국에서 먼 훗날 다시 만나겠다. 평안히 잠드소서. 제게 주어진 삶을 고인의 삶을 본받아 더 아름답게 살아가겠다 선한 영향력으로 고인의 삶을 닮아가겠다고 위로 해주신 모든 이들에게도 감사의 말씀 전한다"라고 편지글을 마무리 했다.

 

추도제를 주관한 대구변호사회 이석화 회장은 "대구지방변호사회가 합동 추모식을 연 것은 재발 방지 대책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함"이라며 "이번 사건은 변호사 제도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반문명적인 사법 테러다. 아무런 잘못 없이 가신 피해자의 희생을 결코 혓되게 하지 않겠다. 유족의 슬픔과 비통을 심정을 함께 하겠다"라며 "오늘의 추모식은 우리 발걸음의 시작이고 앞으로 우리가 해나가야 할 많은 일에 다 함께 힘을 모아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 드린다"고 했다.


이어 성웅경 대구 수성구 부구청장과 김성미 대구시의사회 부회장도 고인들에게 추도사를 건넸다.


추모제를 찾은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도 "법치 사회에선 결코 있어선 안 될 범죄 행위로 인해 허무하게 떠내 보내게 된 점 사회적 책임이 있는 한 사람으로 죄송스러운 마음 금할 길 없다"며 "오늘의 아픔을 가슴 깊이 새기고 다시는 이번 일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책임과 역할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이동현 수습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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